글로벌 침체 속 선방한 한국 반도체, 하반기 역성장 우려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스마트폰과 메모리 반도체가 각종 대외 악재에도 올 상반기 전 세계시장 점유율을 지켰다.

17일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스마트폰 점유율은 22.6%로 지난해 상반기의 20.1%보다 2.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작년 말에 비해 2.6%포인트, 2020년 말에 비해 3%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역시 2분기 D램 글로벌 매출은 255억9,000만달러(33조5,740억원)로 1분기와 비교했을 때 6.5% 성장했다고 전한 바 있다. 트렌드포스 관계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서버 D램 중심의 모멘텀이 강세를 유지하며 분기별 출하량 증가율을 5~10%까지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111억3,000만달러로 지난 분기 대비 6.4% 성장했으며, 점유율은 43.5%로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SK하이닉스는 지난 분기 대비 7% 성장하며 70억1,100만달러를 달성했고, 점유율은 27.4%로 마무리했다. 3위 마이크론은 62억7,100만 달러로 지난 분기 대비 9.7%포인트 늘었으며 점유율은 23.8%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점유율 70%를 차지하면서 한국의 반도체 제조사들이 D램 부분의 우위를 다시 한번 증명한 것이다.

하지만 3분기 반도체 시장의 전망은 좋지 않다.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반도체, 스마트폰용 패널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하지만 TV시장 점유율은 31.6%로 전년 동기 32.7%보다 1.1% 감소했다. 지정학적 위험과 공급망 불안정 확대에 따라 TV 수요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통계로 볼 때, 2분기 성장세는 회광반조에 불과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상반기 소비 심리가 악화하면서 재고가 점점 쌓이자 고객사가 재고 조정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반도체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IC인사이츠는 세계 반도체 직접회로 판매량이 전월에 비해 줄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6년 이후 처음으로 2분기의 마지막 달인 6월에 전월 대비 하락 추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트렌드포스도 올해 하반기 소비자용 D램 가격이 직전 분기 대비 최대 18%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급 과잉이 완화될 때까지 소비자용 D램 가격은 계속 하락할 것이라며 하반기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매출 역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각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경제활동이 둔화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타이완 TSMC가 투자 축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달 한국의 정보기술(IT) 산업 수출 규모는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줄어들면서 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되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시작된 반도체 호황기가 막을 내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반도체 업계의 올해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14%에서 7.4%로 하향 조정하였고, 내년에는 2.5%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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