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매출 증가폭, 6개월 연속 하락세

세계 반도체 시장의 매출 증가폭이 6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도체 약세가 글로벌 경제가 침체기에 진입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 자료를 인용해 지난 6월 세계 반도체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3.3% 증가한 508억2000만달러(약 66조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세계 반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3% 증가한 바 있다. 하지만 올 들어 1월(26.8%)과 2월(26.2%)에 26%대로 증가폭을 줄였고, 이어 3월 23.0%, 4월 21.1%, 5월 18.0%, 6월 13.3%로 꾸준히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반도체 매출 증가폭이 6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이후 최장 기간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올 2분기 기준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1525억달러로 1년 전 대비 13.3%, 지난 1분기 대비 0.5% 증가했다. 존 노퍼 SIA 회장은 “올 2분기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주요 지역 및 제품군에서 1년 전보다 증가했다”면서도 “지난 6월, 매출 증가율이 2021년 2월 이후 처음으로 15%를 밑돌았다”고 짚었다.

반도체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는 전세계적 경기침체 우려가 지목된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우크라이나 전쟁 등 각종 악재가 겹친 상황이다. 이에 경기 침체 공포가 발생하며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이다.

전반적인 수요가 감소한 만큼 스마트폰, 컴퓨터, 자동차 등에 필수적인 반도체 수요도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는 “반도체 매출 성장세가 둔화했다는 것이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는 의미로 직결된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반도체 제조국인 한국과 대만의 경제 상황에서도 반도체 시장의 약세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은 1년 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개월 연속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만의 경우 지난 6~7월 제조업 활동이 위축됐으며, 신규 수출 낙폭이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중국 반도체 시장의 성장률이 가장 저조했다. 지난 6월 중국 반도체 시장의 매출은 165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수준이다. 일본은 16.1%,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국가의 반도체 시장은 11.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12.4%)과 북미(29.0%) 시장은 상대적으로 강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