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짜리가 5만원까지… 화물차 200만대 곤란해진 이유

서울의 한 주유소에 설치된 요소수 자동주입기가 요소수 부족으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사진=뉴스1

디젤(경유) 차량의 필수품인 요소수 품귀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중국이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 수출을 중단하며 중국산에 원료 70%를 의존하던 국내 요소수 시장에 대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화물업계에 따르면 통상 주유소에서 10L에 8000~1만원 사이에 판매되던 요소수 가격이 최근 2만원대로 올랐다. 현재 가격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그 가격에도 구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온라인에선 같은 용량의 요소수를 5만원대에 판매하고 있으나, 이것도 한 달 뒤에나 받을 수 있는 제품이다.

일반적인 승용 디젤의 경우 5000~7000km마다 한 번, 일부 차종의 경우 2만km쯤에 한 번 보충해줘야 한다. 문제는 디젤 화물차 운행이다. 하루 평균 주행거리가 길고 배기량이 크므로 요소수 소비도 많다. 대형 화물차의 경우 통상 2~3일에 한 번씩 요소수를 주입하게 된다. 최석규 서울용달협회 부장은 “사업자분들께서 요소수를 구해달라고 울분을 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대로 가다간 1~2주 뒤에 물류대란을 못 피한다”고 밝혔다.

요소수는 디젤차 배출가스를 줄여주는 액체다. 2015년 유럽의 최신 배출가스 규제인 ‘유로6’가 국내 도입되면서 디젤차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미세먼지 주범인 질소산화물(NOx)에 요소수를 분사해 질소와 물로 분해시켜주는 저감장치(SCR)를 부착하는 것이 의무화되면서다. 쉽게 말해 운행 중 요소수가 부족하면 매연이 심해지고, 재시동이 걸리지 않게 된다. 업계에선 국내 약 200만대 화물차량이 요소수가 필요한 차로 추산된다.

국내에선 롯데정밀화학·KG케미칼 등 업체들이 요소수를 만들고 있지만 원료를 대부분 중국산에 의존하는 추세다. 러시아산이나 인도네시아산 대비 저렴하기 때문. 국내 요소 수입량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중국이 지난달 15일부터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에 대해 수출 전 검사를 의무화했다. 중국은 그동안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요소를 생산해왔으나 호주와의 갈등 때문에 석탄 공급이 부족해지고, 석탄 가격이 급등하자 이런 조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중국에서의 수입 제한이 계속될 경우 현재 국내 업체들이 보유한 요소의 재고가 한 달 안에 바닥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화물차들이 전국에 풀려 있는 잔존 요소수를 겨우 구해서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요소수가 필수인 차를 만들고 요소수 품귀에 무방비였다는 것이 이번에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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