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부터 NYT까지, 이어지는 소송에 변호사 대규모 고용한 오픈AI

오픈AI, 지난해 3월부터 변호사만 24명 고용
각국에서 빗발치는 소송에 본격적으로 대비 나서
본격 소 제기한 NYT, 오픈AI는 "NYT가 해킹했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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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본격적으로 법적 분쟁에 대비하고 있다. 9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오픈AI가 작년 3월부터 1년간 24명에 달하는 변호사를 고용했다고 보도했다. 오픈AI 측이 미국과 유럽 규제당국의 반독점 조사에 대비해 연봉 최대 30만 달러(약 4억원)에 반독점 소송 전문 변호사를 구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법적 분쟁 ‘소용돌이’ 휘말린 오픈AI

이 같은 오픈AI의 법률 전문 인력 확충 소식은 오픈AI를 중심으로 한 법적 분쟁 및 조사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전해졌다. 오픈AI는 챗GPT 출시 직후부터 AI 관련 시장에 엄청난 반향을 몰고 오며 각종 구설수에 휘말린 바 있다. 오픈AI의 법률 자문위원인 체 창은 “모두가 우리를 빅테크로 생각한다”며 “우리가 세계에 미친 영향에 비례하는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미국·유럽 등 각국 규제당국의 강력한 압박, 이어지는 법적 분쟁 등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 각국 법정에서는 챗GPT와 오픈AI를 중심으로 한 소송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코미디언 사라 실버먼과 소설가 마이클 샤본, 타-네히시 코츠 등은 챗GPT가 학습 과정에서 자신들의 저작물을 허가 없이 사용해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마거릿 애트우드와 제임스 패터슨 등 미국 작가 수천 명은 오픈AI가 AI 학습에 사용한 콘텐츠에 대한 정당한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오픈AI는 공동 설립자였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로부터도 소송을 당한 상태다. 지난달 머스크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인간의 이익을 위해 AI를 개발하는 비영리 연구소를 설립하겠다는 ‘약속’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에 제출된 소장에 따르면, 머스크 측은 “오픈AI의 웹사이트는 범용 인공지능(AGI)이 ‘모든 인류에게 혜택을 주도록’ 보장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공언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실에서 오픈AI는 폐쇄형 소스(closed-source)로, 세계에서 가장 큰 기술 기업인 MS의 사실상 자회사로 변모했다”고 주장했다.

유력 일간지 NYT의 소송 제기

지난해 말에는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오픈AI와 M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NYT는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에 소를 제기하면서 “자사가 발행한 수백만 개의 기사가 오픈AI의 챗GPT와 MS의 코파일럿 등 챗봇을 운련하는데 무단으로 사용됐다”며 “이들 기사는 연간 수억 달러를 써 고용한 기자 수천명이 작성한 작품으로, 오픈AI와 MS는 이를 허락 없이 사용하며 수십억 달러를 아끼는 효과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NYT는 “이번 소송은 미국 주요 언론사가 저작권과 관련된 문제로 주요 AI 개발사를 고소한 첫 사례”라며 “지난 4월부터 수개월간 양사와 콘텐츠 계약에 대한 우호적 해결을 모색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소송에는 정확한 배상 규모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수십억 달러 규모의 법정 손해 및 실제 손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명시했다”며 “배상과 함께 뉴욕타임스의 콘텐츠를 학습한 챗봇 모델과 데이터를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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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미국 유력 일간지인 뉴욕타임스가 AI 기업들을 상대로 ‘전면승부’를 걸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NYT가 오픈AI와의 법적 분쟁에서 승소할 경우, 수많은 미디어·출판사 등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AI 산업을 영위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콘텐츠 사용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오픈AI 역시 에이피(AP), 아메리칸 저널리즘 프로젝트 등과 저작권 계약을 체결한 상태”라며 “(NYT가 승소할 경우) NYT를 따라 소송을 제기하는 미디어 기업들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오픈AI의 반박은?

한편 NYT의 소 제기에 대한 오픈AI의 대처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외신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 1월 법원에 낸 서류를 통해 NYT가 의도적으로 챗GPT에서 버그가 발생하도록 조작했으며, 이를 근거로 저작권 침해를 주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우리는 NYT의 소송이 무의미(without merit)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NYT의 오랜 역사를 존중하며 그들과 건설적 파트너십 구축을 여전히 희망한다”고 전했다.

2월에는 맨해튼 연방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NYT가 누군가에게 돈을 주고 챗GPT 등 우리 제품을 해킹했다”며 “이를 통해 저작권 침해 사례 100건을 만들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NYT가 매우 비정상적인 결과를 생성하기 위해 해킹을 수만 번 시도했으며, 이를 위해 오픈AI 측의 이용 약관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기만적인 프롬프트를 사용했다는 주장이다. 당시 미국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오픈AI가 언급한 ‘해킹’이 AI 신뢰·안전팀, 윤리학자, 학계 및 기술 기업들이 AI 시스템의 취약점을 테스트하는 방법인 레드 티밍’(Red Teaming)을 가리킨다고 보도했다.

레드 티밍은 보안 분야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조직의 보안 수준을 평가하고 개선하기 위해 실제 공격을 시도하는 활동을 일컫는다. 오픈AI는 NYT 측이 레드 티밍을 통해 오픈AI 측의 저작권 침해 근거를 ‘조작’했다는 주장을 펼친 셈이다. 이에 대해 이안 크로스비 NYT 변호인은 “오픈AI가 ‘해킹’으로 (NYT 측의 챗GPT 활용을) 잘못 표현한 것”이라며 “단지 오픈AI가 NYT 저작권이 있는 뉴스를 도용하고, 복제했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챗GPT를 활용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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