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배송 위해 ‘로켓’ 쏘겠다는 타오바오, 전문가 “항공 물류 발전이 우선”

타오바오, 젠위안커지와 손잡고 '우주 배송' 연구 착수
수익성 고려 않은 무모한 구상, 전문가들 "항공 배송부터 생각해야"
소음 등 한계 극복하는 초음속 여객기, 항공 물류체계 발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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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젠위안테크놀로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타오바오가 민간 로켓 업체와 협력해 ‘전 세계 어디든 한 시간 내 배송’을 위한 로켓 연구를 시작한다. 1일(현지시간) 중국 지무신문 등 현지 매체는 전날 타오바오가 민간 상업용 로켓 연구기업인 젠위안커지와 함께 로켓을 이용한 신속 배송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로켓으로 ‘전 세계 1시간 배송’ 꿈꾼다

젠위안커지는 중대형 재사용 발사체 ‘위안싱저-1’의 연구에 주력하는 스타트업이다. ‘위안싱저-1’ 로켓의 앞단 부분은 120㎥ 규모의 화물칸으로 설계돼 있으며, 약 10톤(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중소형 크기의 일반 택배부터 승용차, 소형 화물차 등 대형 화물까지 운송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타오바오는 젠위안커지의 로켓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를 연구, 전 세계 배송을 한 시간 내에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단 로켓 배송 연구가 초기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배송 방법은 공개되지 않았다.

타오바오의 ‘특급 배송’ 서비스가 현실화할 경우, 해외 배송 서비스의 장벽을 허무는 획기적인 시도가 될 수 있다. 단 업계에서는 로켓 발사·회수 등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한 만큼, 해당 서비스가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는 단순 ‘이벤트성 배송 서비스’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지난해 타오바오가 몸담은 알리바바그룹이 해외 판매 사업 EBIT(이자지급-세공제전 손익) 적자를 확대한 만큼, 계열사인 타오바오가 파격적인 시도를 통해 소비자 이목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분석이다.

알리바바그룹이 중국 내 성장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 사업 고도화에 나섰다는 평도 제기된다. 지난해 4분기 알리바바그룹의 순이익은 44억3,300만 위안(약 2조6,5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급감한 바 있다. 이는 기대치를 2% 하회한 수치다. 핵심 사업인 ‘타오바오&티몰’의 매출 역시 181억 달러(약 24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2% 성장하는 데 그쳤다.

우주 배송 대신 초음속 배송?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로켓을 활용한 ‘우주 배송’이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구상이라는 지적을 내놓는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초음속 여객기 등을 상용화해 ‘항공 배송’을 고도화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시각이다. 초음속 여객기는 음속(초속 340m, 시속 1,224㎞)보다 더 빠른 속도로 승객을 수송하도록 설계된 민간 초음속기다. 대표적인 초음속 여객기로는 약 20년 전 운행을 종료한 콩코드(Concorde) 여객기가 꼽힌다.

1976년 처음 취항한 콩코드는 승객을 마하2(음속의 2배)의 속도로 실어 날랐다. 뉴욕에서 런던까지 비행하는 데 3시간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였다. 콩코드의 상업 비행은 2003년까지 약 27년간 계속됐다. 하지만 콩코드 여객기는 많은 연료를 사용해야 해 운영비가 많이 들었고, 이로 인해 티켓 가격이 매우 비쌌다. 특유의 좁은 실내와 ‘소닉붐’이라고 불리는 굉음 문제 역시 한계로 지적됐다.

이후 초음속 상업 비행은 좀처럼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초음속 항공기 운영에 드는 높은 비용과 이로 인한 수요 부진이 근본적인 한계로 작용하고 있는 탓이다. 현재 소음 등을 이유로 초음속 비행이 대부분의 국가에서 엄격하게 제한돼 있다는 점도 초음속 상업 비행의 걸림돌로 꼽힌다. 탄소 중립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는 가운데, 초음속 항공기가 기존 항공기 대비 많은 탄소 오염물질을 분출할 것이라는 우려 역시 해소할 필요가 있다.

초음속 여객기의 발전

주목할 만한 부분은 초음속 여객기가 이 같은 한계를 점차 극복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국의 최대 방위산업체 기업 록히드마틴은 약 150여 명의 군중 앞에서 초음속 여객기 ‘X-59 퀘스트(QueSST)’를 선보였다. ‘X-59′는 초음속 비행기가 음속을 돌파할 때 발생하는 충격파와 소닉붐을 줄이는 기술을 적용, 소음은 줄이면서 마하1보다 빠른 속도로 비행할 수 있는 기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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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2일 공개된 X-59의 선체/사진=NASA

X-59의 최고 속도는 시속 1,500㎞ 정도로 콩코드보다는 느리다. 하지만 비행 시 소음은 자동차 문이 닫히는 소리 정도인 75dB에 불과하다. NASA는 올해 말경 첫 시험 비행을 시작하고, 이후 미국의 각 지역을 선정해 시험 비행을 진행할 예정이다. 적극적인 시험 비행을 통해 운행 시 비행기에서 발생하는 소음 자료를 수집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 콜로라도에 본사를 둔 붐 수퍼소닉(Boom Supersonic) 역시 초음속 상업 비행을 위해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붐 수퍼소닉은 현재 초음속 여객기 XB-1을 개발 중이며, 2027년 첫 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후 초음속 비행이 상용화될 경우, 항공 물류 운송 속도가 개선되며 ‘해외 직구’의 장벽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 굳이 우주로 로켓을 쏘아올리지 않아도 며칠이면 해외 상품이 집 앞까지 도착하는 ‘신속 배송’ 환경이 형성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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