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마켓컬리 vs. 골프존카운티

상장 예비심사 나란히 통과한 컬리와 골프존카운티 증권가 예상 상장 후 시가총액은 비슷 달라진 IPO 분위기에 상장 가능성과 공모가 설왕설래

사진=컬리

지난 22일, 쏘카와 대성하이텍이 동시 상장되면서 증권가에서 한바탕 말들이 오갔다. 쏘카는 주당 공모가를 최대 45,000원까지 잡았다가 28,000원으로 내려서 상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일 1,700원이 하락했고, 대성하이텍은 더 높게 잡아도 된다는 추천이 있었음에도 큰 욕심 없이 9,000원에 상장해 당일 시초가가 13,000원을 찍었다.

1주일이 지난 금요일, 종가를 봐도 쏘카는 27,350원, 대성하이텍은 14,400원이다. 쏘카가 원래 계획했던 대로 공모가를 45,000원으로 잡았다면 지금보다 더 말들이 많았을 것이다. 대성하이텍 공모에 참여했던 투자자들은 행복한 모습이다.

마켓컬리 vs. 골프존카운티

지난 24일, ‘마켓컬리’ 서비스를 운영하는 컬리가 드디어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지난해 2월부터 꾸준히 상장 시도를 해왔던 골프존카운티도 함께 심사를 통과했다. 두 회사는 설립부터 매우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상장 후 시가총액은 비슷하게 2조원 대다.

마켓컬리는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의 사원이었던 김슬아 대표가 2014년에 설립한 회사로, 신선식품 판매에 초점을 맞춘 스타트업이다. 주 고객층인 ‘강남 사모님’ 사이에서는 전지현이 광고하는 회사로 통하고, 고가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식재료를 공급해주는 회사로 정평이 나 있다. 쿠팡 등의 기타 이커머스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대기업 마트들과의 경쟁을 따라잡기 위해 적자를 보면서도 사업체를 늘려나가는 전략을 썼고, 지난해 12월 마무리된 2,500억원의 시리즈 F투자에 이르기까지 계속된 투자를 받았다.

골프존카운티는 한국 최대의 골프장 체인업체로, 모회사인 골프존뉴딘과 사모투자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손 잡고 키운 회사다. 2012년 전북 고창 소재의 골프존카운티선운을 인수하며 시작된 회사로, 2018년 MBK파트너스가 투자를 결정하면서 빠른 속도로 국내 골프장들을 사들였다. 현재 보유 중인 18개 골프장 중 13개가 2018년 이후에 편입된 곳이기도 하다. 2021년 2월에 MBK파트너스에서 추가 투자를 마무리하면서 전환 이후 주식 수 기준 모회사와 사모펀드의 지분 관계가 역전되기도 했으나, 경영권은 골프존뉴딘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래 성장성 vs. 부동산 가치

두 회사 모두 성장을 위해 외부 지분투자를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재무제표 내용을 보면 다른 점이 많다. 컬리는 지난 2021년 기준 매출액은 1조5,580억원, 영업손실 2,139억, 순손실 1조2,766억원을 기록해, 전형적인 기술특례상장절차를 밟는 중이고, 골프존카운티는 역시 2021년 말 기준 매출액은 1,918억, 영업이익 522억, 순이익 521억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매출액보다 보유한 골프장들의 부동산 가치에 투자자들은 주목한다.

한쪽은 미래 성장성이라는 무형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다른 한쪽은 부동산이라는 유형의 가치를 이야기하는데, 예상되는 기업가치는 2조원대인 점에서 비슷하다.

또 하나 특이점은, 컬리는 지난해 12월 2,500억원의 시리즈 F투자를 받던 무렵 벤처투자자들에게 책정된 기업가치가 4조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조원대로 기업가치를 내려서 상장을 시도해야 한다는 평이 나오고 있고, 골프존카운티의 경우 유일한 재무적투자자(FI)인 MBK파트너스의 투자 총액이 2,340억원에 불과하고, 이번 상장으로 MBK도 쏠쏠한 수익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조원 vs. 2조원

지난해 12월에 시리즈F를 마무리 짓던 시점에도 이미 4조원에 대해 논란이 많았으나, 올 초 상장을 기대했던 터라 어느 정도는 납득을 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대형 IPO 건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쏘카 IPO마저 흥행에 실패하자 증권가에 4조원을 말하는 사람들은 사라졌다.

증권가 속설은 속설일 뿐이지만, 공모가는 결국 증권가 속설들이 모여 결정된다. 2014년부터 8년간 엄청난 도전을 헤쳐나오며 상장을 눈앞에 둔 시점이 되었건만, 상장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크지 않아 보인다. 무리하게 고가 상장을 시도했다가 지난해 카카오 뱅크, 크래프톤 등이 겪었던 것처럼 여론이 크게 나빠지면 B2C 사업체인 만큼 사업 확장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도 돈다.

무리한 욕심을 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니, 증권가에서는 시리즈E, F 시점에 특정 가치 이하로 상장하게 될 경우 오너 지분을 투자사에 추가로 반납하는 계약이 있지 않았을까는 의구심마저 돌고 있다고 한다. 사업 초기 시드 투자나 시리즈A 등에 자주 보이는 투자사 보호 조항에 대한 고민이 지난해 12월에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공감대를 얻는다는 것은, 그만큼 컬리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는 반증이다.

취재 중 만났던 벤처 투자자 중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VC 업계 전체가 지난 몇 년간 “수십 배, 수백 배 멀티플(투자 대비 N배 이익)을 보고 벤처투자를 해 왔는데, 버블이 꺼지는 분위기”라며, 벤처투자업계의 최근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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