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너도나도 뛰어드는 라이브 커머스, 성공이 쉽지 않은 이유 ①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드는 기업들 고객 니즈에만 맞춘 제품 개발과 판매의 한계 이커머스 성공을 위해서는 브랜드 정체성 만들어내야

사진=pikisuperstar on Freepik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은 미디어 커머스로 성공한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기업으로 꼽힌다. 3개 업체를 제외한 이커머스 업체들도 라이브 커머스 편성을 확대하고 있으나 평균 시청수는 10만 회에 못 미친다. 쿠팡은 2021년 1월부터 쿠팡 앱 메인화면에 쿠팡라이브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다양한 업체와 개인이 각종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기업들의 이커머스 실패 요인 

사진=쿠팡 캡쳐

조회수가 높았던 최신 방송을 보면 시청 횟수가 10만 회를 넘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상당수는 5만 회 미만, 적게는 수천 회에 그친다. 2021년 3월 기준 MAU(월간 활성 사유자) 2,600만 명에 비하면 저조한 성과다. 위메프·티몬·11번가·인터파크 등은 평균 시청수나 거래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쿠팡은 일반인들도 라이브 커머스를 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뒀지만 조회수가 잘 나오는 방송은 대부분 쇼호스트나 유명인이 등장하는 경우다.

굳이 방송을 보지 않아도 앱에서 제품을 검색하면 빠르고 편리하게 가격비교를 할 수 있고 상세한 정보 확인도 가능하기 때문에 제품 가격이 크게 낮거나 쿠팡에서만 판매하는 독특한 제품이 아닌 이상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또 라이브 커머스는 소비자들이 직접 경험해보고 구매하길 원하는 의류나 식품의 조회수가 높고 거래액 증가로 이어지는데, 이커머스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공산품 판매 비중이 높다는 점도 한계다.

브랜드 파워 없는 라이브 커머스의 실패

최근 많은 기업들은 제품의 콘텐츠를 자사의 소셜미디어, 언론, 인플루언서에 홍보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방식은 제품 판매에 꽤 효율적이지만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점과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가장 큰 단점은 고객의 데이터를 대부분 플랫폼이 가져간다는 점이다. 따라서 플랫폼은 고객을 잘 파악할 수 있는 반면, 정작 판매하는 기업은 고객들을 잘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미디어 커머스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그 중 많은 미디어 커머스들이 사라졌는데, 그 이유는 다양하다. 수많은 기업이 생겨나며 경쟁이 치열해졌고, 그에 따라 무분별하게 올라오는 SNS 광고는 소비자들의 피로도를 높였다. 기술력 없는 기업들이 낮은 품질의 제품을 소싱하며 그에 충족하지 못하는 과장 광고들까지 난무하고 개인정보보호라는 이슈가 생기며 효율적인 광고관리에 어려움마저 겪게 되는 등 많은 이유로 미디어 커머스들이 생존에 실패했다.

이러한 다양한 실패 원인 중 많은 미디어 커머스가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핵심요인은 ‘휴리스틱’을 만들어내기 어려운 비즈니스 구조라는 점에 있다.

휴리스틱이란 심리학 용어로 사람들이 시간이나 정보가 불충분하여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거나, 굳이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신속하게 선택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쉽게 말해, 유명 브랜드나 잘 알려진 브랜드들을 특별히 이유 없이 단순히 좋을 것 같다는 이유로, 친숙하다는 이유로 선택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브랜드가 이러한 휴리스틱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품이 아닌 브랜드 자체에 신뢰도를 형성하고 친숙해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브랜드 정체성 확립이 어려운 이유 

그런데 미디어 커머스의 특징은 고객의 반응을 중심으로 상품을 기획하는데 그 기준점이 있다. 사람들이 마사지기가 필요하다고 하면 마사지기를 만들고, 청소 도구를 찾으면 청소 도구를 만들고, 발매트가 필요하다고 하면 발매트를 만드는 구조이다. 언뜻 고객의 니즈에 귀 기울여 제품을 만들어내는 효율적인 제품 개발 방식으로 보이지만 휴리스틱을 만드는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이다. 단순히 제품의 기능과 성분이 좋다고 해서 휴리스틱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휴리스틱이 생기기 위해서는 브랜드 그 자체에 힘이 있어야 한다.

미디어 커머스의 시작점은 고객이다. 이처럼 고객이 기준이 되다 보니 그때그때 고객의 반응에 맞춰 빠르게 상품을 제작하다 보면 뒤늦게 브랜드의 정체성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 브랜드 정체성 없이 우후죽순 상품만 찍어내기 급급한 상황에서 ‘우리는 이러한 브랜드입니다’라고 뒤늦게 정의하기란 쉽지 않으며 결국 이것저것 다 파는 정체성 없는 브랜드에 소비자는 매력을 느끼기 힘들게 되고 이는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로 여러 미디어 커머스 기업들이 브랜드를 나누는 노력을 하기도 했지만 브랜드 자체에 집중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비즈니스는 지속되지 못했다. 고객의 니즈를 중심으로 상품을 기획하고 그 기준에 따라 브랜드를 나눴기 때문에 각 브랜드의 정체성 확보에 실패하면서 브랜드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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