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변화하는 노동시장, 중소기업으로 눈 돌리는 취준생들

청년 구직자, 중소기업 취업에 대한 거부감 줄어드는 추세 잡코리아 설문 결과 ‘중소기업에 취업할 의향이 있다’ 72.1% 중소기업 구직 시 여전히 남아있는 불안감, 복리후생·근무환경·임금 중기중앙회 ‘참 괜찮은 중소기업’ 플랫폼 통해 맞춤형 매칭한다

사진=유토이미지

수도권에 소재한 K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박 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중소기업에 취직했다. 박 씨는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과 달리 처음부터 목표를 중소기업으로 잡고 프로그래머로 경력 쌓기에 나섰다. 박씨는 만 3년이 되는 내후년에 실무경력을 살려 이직한다는 계획이다. “대기업을 준비하는데 2~3년 정도 소요된다고 가정했을 때 일찍 중소기업에 들어간다면 경력과 재정적 여유가 생긴다. 경력을 쌓아서 대기업으로 옮겨 갈 수도 있다. 취직을 일찍 한다면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박씨는 중소기업 취업 장점을 소개했다.

최근 대기업들이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공채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채용 규모를 늘리는 등 채용시장에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취업준비생들도 박씨처럼 중소기업 취업에 거부감을 나타내지 않는 등 예전과는 다른 취업 양상이 보인다. 

취업준비생 10명 중 7명, 중소기업 취업에 긍정적

신입 취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 10명 중 7명은 ‘첫 직장으로 중소기업에 취업할 의향이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신입직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 1,115명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취업 의향’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72.1%가 ‘첫 직장으로 중소기업에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최종학력별로는 고졸 취준생들의 경우 79.9%가 ‘첫 직장으로 중소기업에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2·3년제 대졸 취준생(77.4%) ▲4년제 대졸 취준생(67.2%) ▲대학원졸 취준생(56.7%) 순이었다.

실제 입사 지원기업 형태별로도 대기업이나 공기업을 목표로 취업활동을 하고 있는 취준생 중에서도 각각 58.4%, 54.4%가 ‘중소기업에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 눈높이를 낮춰 구직활동을 하는 취준생들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입 취준생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업성공률이 높을 것 같아서'(28.2%), ‘직무에 맞는 일을 할 수 있다면 기업 규모는 상관없다'(25.4%) 등의 응답이 많아 직무 중심의 구직활동을 하는 취준생들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다양한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22.1%),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아서'(9.6%), ‘직장 내 경쟁이 덜 치열할 것 같아서'(7.8%) 등이 이유로 꼽혔다.

키워드 ‘중소기업’ 언급량 추이/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실제로 중소기업에 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에서 독자적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인터넷상 언급량을 조사해본 결과, 한창 취직이 활성화되는 취직 시즌인 6월 말~7월 초 사이에 중소기업에 대한 언급량이 급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급량이 가장 많았던 날은 6월 28일로 하루 언급량이 무려 약 1400만 건에 달했다. 상승하기 시작한 기점인 6월 27일과 비교했을 때, 6월 28일 언급량은 6월 27일 언급량의 17배를 넘는다. 또한 급상승한 구간은 이날 뿐만이 아니었다. 두 번째로 언급량이 많았던 날은 7월 6일로, 언급량은 약 1300만 건에 달했다. 급상승하기 시작한 구간인 7월 2일과 비교했을 때 6배를 넘는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키워드 ‘중소기업’ 채널 카테고리별 언급량/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이러한 언급량은 언론 매체인 뉴스보다 취준생에게 있어 접근성이 좋고 장벽이 낮아 비교적 의견을 표출하기 쉬운 매체인 커뮤니티나 카페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커뮤니티에서의 한 달간 언급량이 약 7억 건으로 가장 많았고, 카페(약 5천만 건), 뉴스(약 1100만 건)가 그 뒤를 쫓았다. 커뮤니티에서의 언급량과 뉴스와의 언급량을 비교해보면, 수치로 계산했을 때 약 6억8900만 건 차이가 났고, 배수로 계산하면 약 63배에 달하는 차이였다. 또한, 카페에서의 언급량과 뉴스에서의 언급량을 비교했을 때는 수치로 계산하면 약 3900만 건 차이가 났고, 배수로 계산했을 때 4배 넘는 차이가 났다.

중소기업 취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반면, 취준생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긍정적으로 고려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복리후생 및 근무환경이 좋지 못해서’가 ‘연봉 수준’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중소기업 취업 선택 시 연봉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항목으로는 ‘복리후생’이 응답률 43.0%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일과 삶의 균형(25.7%) ▲동료들 간 좋은 관계(25.0%) ▲과중하지 않은 업무 강도(19.0%) ▲일에 대한 만족(17.6%) ▲CEO 마인드(12.0%) 등 순으로 조사됐다.

키워드 ‘중소기업’ 긍부정 비중/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그렇다면 취준생들은 실제로 중소기업에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까. 중소기업에 대한 인터넷상 언급량을 토대로 긍부정 평가를 조사해본 결과, 근소한 차이기는 하지만 부정 평가가 53.2%로 긍정 평가 46.7%를 제치고 과반수를 차지했다. 현재 노동시장 상황상 중소기업을 선택하는 것 자체에 대한 거리낌은 줄었지만, 아직 연봉이나 복지, 업무 강도 측면에서 불안감을 품고 있는 취준생들의 감정이 반영된 듯 보인다.

키워드 ‘중소기업’ 단순 언급량에 기반한 긍부정 비중 기간별 추이/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다만 기간별로 긍부정 평가를 따져봤을 때, 이 추세도 역전되고 있는 듯하다. 7월 19일을 기준으로 했을 때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를 밑도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키워드 ‘중소기업’ 관련 긍정키워드, 중립키워드, 부정키워드/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또한 중소기업과 관련된 긍정키워드와 부정키워드를 조사해봤을 때 긍정키워드 1위인 ‘지원’이라는 키워드의 언급량은 746건으로, 부정키워드 1위인 ‘문제’의 언급량 686건을 60건 차이로 웃도는 것으로 드러났다.
키워드 ‘중소기업’ 관련 키워드 네트워크/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그러나 중소기업과 관련돼 언급된 키워드들을 네트워크로 정리해본 결과, 취준생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불안이 완전히 불식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먼저 중소기업과 가장 밀접한 관계성을 가진 키워드 중에 ‘문제’라는 키워드가 등장했다(색이 같을수록, 거리가 짧을수록 밀접한 관계성을 가진다). ‘문제’라는 키워드가 ‘물가’ ‘인상’의 옆에 위치한 것을 봤을 때, 물가 인상률은 상당히 올랐는데 중소기업 임금은 그다지 오르지 않은 환경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임을 유추해볼 수 있다. 또 복리후생도 중요시 여기지만, 임금 또한 중요시 여기고 있다는 점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중소기업과 가장 밀접한 관계성을 가진 키워드 중에 ‘임금’이라는 키워드도 등장했다.

한편 취준생들이 생각하는 적정한 중소기업 초임 연봉 수준은 ▲2400만∼2600만원(31.2%) ▲2100만∼2300만원(19.1%) ▲2700만∼2900만원(17.0%) ▲3000만∼3200만원(12.5%) 순으로 조사됐다.

청년 구직자에게 우수 중소기업 정보 제공한다

중소기업을 찾는 취준생 수요층이 점점 늘어나자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해 2월부터 ‘참 괜찮은 중소기업’ 플랫폼을 운영하기로 했다. 중기중앙회는 청년 등 구직자들이 일하고 싶은 우수 중소기업을 쉽게 찾고 다양한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이 플랫폼을 마련했다. 이 플랫폼을 통해 구직자는 중소기업의 업력, 사원 수, 매출, 기업 형태, 주요 제품 등 정보, 또 연금·보험뿐만 아니라 휴가·보상·지원·생활편의·사내시설 등 복지정보까지 알 수 있다. 이에 더해 연봉·조직문화·성과보상·기업건전성·근무환경을 지표로 ‘일터 건강도’라는 정보 항목도 추가했다.

참 괜찮은 중소기업은 정부·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인증받았거나 재무성과가 우수한 기업 중 ▲신용등급 BB- 이상 ▲최근 2년간 영업이익 창출 ▲최근 3개월간 평균 퇴사율 20% 미만 ▲최근 3년간 체불·체납·재해·성범죄 없음 등을 비롯한 6개 기준에 따라 선정된다. 중기중앙회는 지난달 참 괜찮은 중소기업 플랫폼에서 3만 개의 우수 중소기업을 새롭게 선정했다.

중기중앙회는 참 괜찮은 중소기업 플랫폼 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일자리 매칭 서비스인 ‘참! 기업매칭’을 시작했다. 참! 기업매칭은 AI 역량검사에 기반한 맞춤형 매칭시스템이다. 구인 기업에게는 직무별 적합 인재를, 구직자에게는 성향별 적합한 일자리를 자동으로 추천해 맞춤형 채용·취업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AI 역량검사는 마이다스인의 ‘잡다’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인재채용솔루션과 연계된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참! 기업매칭을 통해 기존 우수기업 정보 제공에 더해 구인기업-구직자 매칭 기능까지 갖춘 중소기업 일자리 전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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