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영끌의 시대 막 내리나, 치솟는 금리에 청년들 부담 늘어나

한국은행, 기준금리 연 1.75% → 연 2.25%로 빅스텝 단행 2030 청년층, 영끌로 집 살 때 아니라는 조언 쏟아져 중소기업·소상공인 모두 ‘도산의 공포’에 휩싸여 대출 이자 부담에 부동산 매수 기세 크게 꺾였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연 2.25%로 올렸다. 통상적인 인상 폭(0.25%)의 두 배인 빅스텝(0.50% 인상)에 나선 건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결정 역사상 처음이다. 앞서 4월, 5월 두 회의에서 0.25%포인트씩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이번까지 세 차례 연속 인상한 것도 전례가 없다.

영끌로 집 산 2030 청년층의 늘어가는 한숨

금리가 빠르게 뛰면서 영끌로 집을 산 2030세대 청년층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은 금리 부담에 대한 우려를 넘어 ‘도산의 공포’에 휩싸였다. 정부가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금융지원 대책을 내놨지만 실제 도움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b, 연준) 의장은 ‘주택 구매하려면 기다리는 것이 좋다’라는 취지로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또한 빅스텝을 단행한 뒤 집을 사려는 사람이나 이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한 사람들에게 해줄 말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이 총재는 “20~30대 젊은 세대는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집을 살 때 3%대로 돈을 빌렸다면 평생 그 수준으로 갈 거라고 생각했지만, 최근 경제 상황에서는 바뀔 수 있다”며 “물가나 금리가 0~3%였던 수준을 가정하지 말고 위험이 있다고 생각해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영끌을 통해 집을 살 때가 아니라고 답변한 셈이다.

키워드 ‘빅스텝’ 언급량 추이/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에서 ‘빅스텝’의 인터넷상 언급량을 조사해본 결과, 빅스텝을 단행한 7월 13일 ‘빅스텝’ 언급량이 약 700만 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데다가, 전례 없는 빅스텝 단행 때문인지 전날인 7월 12일(약 37만 건)과 비교해 언급량이 약 19배 이상 증가했다.

키워드 ‘빅스텝’ 매체별 언급량/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더불어 ‘빅스텝’은 언론 매체인 뉴스보다 국민에 있어 접근성이 더 좋고 의견을 쉽게 표출할 수 있는 매체인 커뮤니티나 카페에서 더 많이 언급됐다. 뉴스에서의 언급량이 약 82만 건에 불과한 것에 비해, 카페에서의 언급량은 약 1,514만 건이었고, 커뮤니티의 경우엔 약 1,654만 건이었다. 각각 뉴스와 비교했을 때 18배 이상, 19배 이상의 수치다. 이는 빅스텝의 관심이 언론 매체가 아닌 국민에 기반한 것임을 보여주는 자료다.

키워드 ‘금리’ 언급량 추이/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빅스텝 단행의 결과로 오른 금리에 대한 관심도 마찬가지로 뜨겁다. ‘금리’의 인터넷상 언급량을 조사해본 결과 빅스텝을 단행한 하루 뒤인 7월 14일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 14일 언급량은 약 6억6천만 건으로, 빅스텝을 단행한 7월 13일의 언급량 약 2억8천 건과 비교했을 때 약 2.3배 증가한 수치다. 빅스텝을 단행하기 전, 즉 증가 추세의 분기점이 된 7월 12일과 비교하면 11배 이상 증가했다.

키워드 ‘금리’ 매체별 언급량/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금리’에 대한 언급량도 ‘빅스텝’ 언급량과 마찬가지로 언론 매체인 뉴스보다 국민에게 접근성이 좋은 커뮤니티나 카페에서 더 많았다. 특히 커뮤니티에서의 언급량은 다른 매체와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줬다. 커뮤니티에서의 한 달간 금리 언급량은 약 114억 건으로 약 14억 건을 기록한 뉴스와 비교했을 때는 약 7.9배, 약 45억 건을 기록한 카페와 비교했을 때는 2.4배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자료 또한 금리가 얼마나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는 자료다.

한은의 빅스텝 단행, 가계대출 이자 부담 우려 늘어 

 

키워드 ‘금리’ ‘대출’ 긍부정 비중/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그렇다면 국민들의 부담을 수치화로 나타낸다면 어느 정도일까. 금리에 대출에 관한 긍부정 평가를 조사해본 결과 부정 평가가 61.81%로, 긍정 평가(38.19%)를 크게 상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키워드 ‘금리’ ‘대출’ 긍부정 비중 추이/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이러한 긍부정 평가를 기간별로 보면, 한 달간의 기간 중 하루도 빠짐없이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상회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빅스텝을 단행한 7월 13일부터 부정 평가와 긍정 평가의 차이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빅스텝을 단행한 하루 뒤인 7월 14일에 그 차이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가 약 115억 건이었고 긍정 평가는 약 47억 건으로, 약 67억 건의 차이를 보였다.

키워드 ‘금리’ ‘대출’ 관련 긍정키워드, 중립키워드, 부정키워드/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인터넷상에서 언급되는 ‘금리’와 ‘대출’과 관련된 긍정키워드, 부정키워드에 대해서도 살펴본 결과, 긍정키워드 중에서는 ‘최고(3,426)’가 가장 높은 언급량을 보여주며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긍정키워드는 경제적 관점에서 나온 것이라 해석된다.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서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거시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이번 금리 인상은 올바른 판단이라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부정키워드 언급량이 긍정키워드 언급량보다 훨씬 많았고, 부정키워드 중에서는 ‘대출(9,149)’을 제외하면 ‘문제(5,861)’, ‘부담(3,354)’, ‘우려(3,096)’, ‘걱정(3,060)’ 순으로 언급량이 많았다. 이번 금리 인상이 서민 한 명 한 명에게 큰 고통을 주고 있다는 방증이다.

최근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최고금리는 가파르게 뛰고 있다. 이미 연 5% 중반을 넘어 6% 선에 다다랐다. 4대 시중은행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신용대출 금리(평균치)는 지난 12일 기준 연 4.84~5.59%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은행이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지난해 8월(연 3.02~4.17%)보다 1년여 사이 최대 1.82%포인트 올랐다. 주담대 금리는 같은 기간 최저금리가 1.6%포인트 상승했다. 고정금리(연 4.6~5.7%)는 지난해 8월(연 2.92~4.42%) 대비 최저금리 기준 1.68%포인트 뛰었다. 변동금리(연 4.22~5.43%) 상단은 5.4% 선을 넘었으며, 연 3%대 대출금리도 사라지고 있다.

은행권에선 한은의 첫 빅스텝 인상 영향으로 주담대 최고금리가 연내 7% 선을 뚫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은행채 등 대출 지표금리가 치솟아 연내 금리 상단은 7%를 넘을 수 있다”며 “금융당국의 압박에도 은행이 가산금리로 금리 상승세를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빚을 과도하게 늘린 대출자(차주)의 이자 압박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은은 작년 9월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 1인당 이자 부담은 연간 16만1,000원씩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은 분석대로라면 지난해 8월부터 1년 동안 기준금리가 1.75%포인트 인상되면서 1인당 이자 부담액은 112만7,000원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유토이미지

부동산 매수 심리도 크게 위축돼 

금리 인상으로 생애 첫 부동산 구매자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15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애 처음으로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을 구입한 매수인은 16만8,46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반기 기준 2012년(16만1,744명)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특히 같은 기준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의 28만4,815명과 비교했을 땐 40.9% 급감했다. 지난달을 기준으로 했을 때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는 불과 2만6,111명이었다. 5만4,000명대로 치솟았던 지난해 3월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2013년 2월(3만5,320명) 이후 가장 적은 수치이다.

2030세대 매수 비중도 한풀 꺾이고 있다. 작년에는 전체 주택 매수자 중 생애 첫 매수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34.6%였는데, 지난달에는 33.5%로 줄었다. 같은 달 2030세대의 생에 첫 주택 구매 비중 역시 55%로 낮아졌다. 작년 생애 첫 주택 구매자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64%까지 치솟았던 것을 감안하면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030세대의 생애 첫 주택 구매 비중뿐 아니라 전체 주택 거래량에서의 비중 역시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전국의 주택 거래량은 46만4,832 건으로 전년 동기(74만7,468 건) 대비 62% 수준을 기록했다. 이 중 20~30대 주택 매입 비율은 25.03%였는데, 1년 전인 지난해 5월 당시의 27.19%에서 소폭(2.16%포인트)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 실장은 “한동안 집값이 제자리에 머물거나 떨어질 가능성이 보이는 상황에서 높은 이자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대출로 무리하게 집을 사는 의사결정은 어려운 문제일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금리 인상의 여파로 향후 5~8% 미만의 가계대출 금리를 지불하는 차주의 비중이 전체의 50%를 넘기게 된다면 가계 경제뿐 아니라 부동산시장 전체에도 상당한 압박감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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