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주4일제 도입 가속하는 정부와 기업, 직장인들은 과연 환영할까?

주 4일제 전면 도입 논의 가속화, 카카오 등 격주 주4일제·주 4.5일제 시행 중 일반 직장인이 체감하기엔 이른 시기, 스타트업과 대기업에만 한정된 제도 뚜렷한 명암 존재하는 주 4일제, 노사 간 타협 통한 절충안 마련해야

사진=pixabay

주 4일 근무제 전면 도입 논의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주 4일 근무제가 주요 공약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주 4일 근무제를 향한 직원들의 요구가 늘면서 많은 기업들이 잇따라 실험에 나서는 분위기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업무 단축을 시도하는 것이다.

스타트업·대기업, 주 4일제 근무제도 시행 기업 는다

IT업계에서 주 4일 근무제는 더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이미 카카오게임즈는 한 달에 한 번 있던 ‘놀금’제도를 격주로 확대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올해부터 주 32시간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원래 월요일 오후 출근하는 ‘주 4.5일제’였지만 근무시간을 더욱 단축했다. 숙박 앱 ‘여기어때’도 주 4.5일제를 시행 중이다.

NHN 또한 임직원 개개인의 근무 자율성 극대화를 위해 다음 달 1일부터 신규 근무체제를 도입한다고 12일 밝혔다. 먼저 집중 근무시간(11시∼16시)으로 운영됐던 기존 코어타임 제도는 폐지된다. 구성원 간 시스템 협업 시스템 고도화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근무 자유도를 보다 획기적으로 높이려는 조치다.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퍼플타임 제도도 더 유연해진다. NHN 임직원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 사이 최소 근무시간 제한 없이 본인의 여건에 맞춰 자유롭게 업무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다소 보수적일 것 같은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SK텔레콤은 매달 셋째 주 금요일에 쉬던 ‘해피 프라이데이’제도를 이달부터 둘째 주, 넷째 주로 확대했다. 지난 2020년부터 해당 제도를 시행해온 결과, 주 4일 근무제 확대가 생산성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CJ ENM도 매주 금요일 오후를 자기 계발 시간에 활용하는 사실상 ‘주 4.5일제’를 시행 중이다. 직원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평가다.

2019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주4일 근무제가 미래의 표준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되면서 많은 나라와 기업들이 주 4일제 근무를 시범적으로 실시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일본지사, 뉴질랜드 유니레버 등은 직원들의 노동시간을 단축하고도 몰입도와 집중력 향상을 통해 생산성이 향상된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주 4일제 현실적으로 체감하기엔 아직 범위 너무 한정적

단편적으로 이뤄지던 주 4일제 시도는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확대와 사무실 근무 기피라는 현상과 맞물리면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급여 인상 외에 근무시간 단축 등을 통해 삶의 질을 보장해주는 기업의 방식이 청년 구직자들 사이 선호되는 추세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근무시간을 줄였지만 오히려 생산성은 올랐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휴넷은 주 4일제에 앞서 2019년 주 4.5일제를 시행했다. 본격적으로 주 4.5일제가 시행된 이후 매년 휴넷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 이상씩 성장했다. 에듀윌도 2019년 주 4일제를 도입한 후 매년 매출액이 두 자릿수씩 성장하고 있다. 에듀윌 관계자는 “원활한 주 4일제 운영을 위해 직원들이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업무에 주도적으로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워드 ‘주 4일제’ 언급량 추이/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하지만 여전히 주 4일제를 도입을 검토하고 있거나 정식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기업은 몇 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직장인들에게 주 4일제는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모양이다. 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에서 독자적으로 조사해본 결과, 인터넷상 ‘주 4일제’에 대한 언급량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7월 20일 ‘주 4일제’에 대한 언급량은 불과 90건이었다.

키워드 ‘주 4일제’ 채널 카테고리별 언급량/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한 달간 ‘주 4일제’의 언급량이 가장 높았던 곳은 커뮤니티로, 약 25만7,000여 건의 수치를 기록했다. 유튜브(5,975건), 카페(150건)가 그 뒤를 이었다. 총 언급량을 합해도 약 26만4,000여 건에 불과하다. 저조한 언급량에서 직장인들이 주 4일제를 현실적으로 체감하거나 관심을 갖기에는 이른 시기임이 드러난다.

주 4일제 찬반양론 박빙, 역기능 때문인가?

키워드 ‘주 4일제’ 긍부정 비중/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주 4일제’에 대한 긍부정 평가를 조사해 본 결과, 찬반양론은 박빙이었다. 긍정 평가가 50.739%로, 부정 평가 49.261%를 근소한 차로 눌렀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아직 직장인에게 있어 주 4일제가 현실적이지 않은 것도 이 긍부정 평가에 영향을 준 듯 보인다. 이에 더해 주 4일제를 악용하여 직장인들을 괴롭힌 사례 또한 부정 평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키워드 ‘주 4일제’ 관련 키워드/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주 4일제’ 관련 키워드를 정리한 네트워크 그림에선 ‘가능’과 같은 긍정적인 키워드는 있지만 ‘찬성’과 같은 명확한 찬성 키워드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반대’라는 키워드는 명확히 등장했다. 긍정적으로만 인식될 것 같은 주 4일제에 대해 찬반양론이 뜨겁게 나뉘는 것은 주 4일제에 명암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주 4일제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점들이 있을까.

주 4일제의 밝은 면, 직원의 삶의 질은 향상하고 회사의 생산성은 높일 수도 

주 4일제 근무는 기업과 기업 구성원 모두에게 순기능이 있다. 먼저 직원이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로는 워라밸 향상, 자기 계발 시간 증가, 건강 관리를 통한 삶의 질 개선 등이 있다. 회사 입장에선 낮은 이직률, 실적 향상, 채용 지원자 수 증가, 생산성 제고 등의 효과를 기대해 봄 직하다.

충북 충주에 있는 화장품 제조사 에네스티는 2010년 처음 주 4일제를 도입했으며, 직원 80%를 대상으로 주 4일제를 시범 운행한 뒤 문제점을 보완해 2013년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주 4일제를 적용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하루 9시간(오전 8시 30분~오후 6시 30분)씩 주 36시간만 일한다. 시행 후 성과도 좋았다. 2013년 83억원이던 매출은 2016년 100억원을 돌파했다.

온라인 교육 업체 에듀윌 역시 2019년 6월 시범 운영 후 2020년 1월부터 전 부서를 대상으로 주 4일제 근무를 실시했다. 그 결과 매출은 증가했다. 2020년 매출은 1,193억원으로 주 4일제 시행 전 첫 해(952억원)보다 25% 늘었다. 같은 기간 근로자 수는 126명(21.6%) 증가했다. 2020년 기준 직원 수는 709명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이천 본사에서 열린 SK하이닉스 10주년 기념행사에서 “가족 친화적 기업문화를 정착시켜 구성원 가족과 함께 글로벌 초일류 회사로 거듭나겠다”면서 유연 근무의 긍정적 효과를 강조했다.

주 4일제의 어두운 면, 소속감 떨어지고 근로 환경 양극화 극심해진다?

그러나 주 4일제의 역기능에도 주목해야 한다. 주 4일제 도입으로 근로일과 근로시간이 줄어들면서 직원들의 소속감과 심리적 안전감이 떨어질 수 있으며, 동료 간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해져 정보 전달 및 공유에 지장이 생기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재택근무 기반으로 주 4일제가 도입되면 직원들 간 소속감과 안전감 저하가 더 크게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임금 감소도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실제로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된 이후 잔업 수당과 같은 초과 근무 수당이 줄어들어 연봉이 줄어든 노동자도 많다. 이 경우 주 4일제가 도입된다면 임금 감소 폭이 더 가파를 수밖에 없다.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0월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주 4일제 도입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51%였다. 하지만 임금이 줄어든다면 4일 근무를 하지 않겠다는 응답자는 64%로 더 많았다. 일부 정치권과 노동계에서 임금 감소 없는 주 4일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근로시간 단축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주 4일제 도입으로 근로 환경의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생산성이 높고 근무 형태가 자유로운 정보기술(IT) 회사나 스타트업에 비해 보수적인 전통 제조업과 중소기업들은 현재의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키기조차 쉽지 않다는 것이다. 언급한 사례처럼 국내에서 선제적으로 주 4일 또는 주 4.5일제를 도입한 회사들도 있지만, 대부분 IT 업종, 스타트업이나 대기업 등으로 제한적이다.

주 4일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기업 측의 부담이나 노동자 측의 임금삭감 가능성 등을 이유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적 타협을 통해 주 5일이 보편화된 것처럼 주 4일제도 시행 이전 타협을 통해 노사 간 절충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용자 측에선 생산성이 저하되지 않는 수준에서 노동자와 합의하는 절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제일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주 4일제로의 변화가 시대적 흐름이며 현재 주 4일제를 실시하는 기업은 정부 차원의 지원도 받고 있는 만큼, 양측 모두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혁신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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