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회사에 정착하지 못하는 청년들 ②

2030세대, 첫 이직 시기 1위 ‘입사 후 1년 미만’ 이직 꿈꾸는 직장인, 연봉보다 워라밸에 중점 미국, 일본에 비해 유연근무제 도입 비율 현저히 낮아

최근 재직 당시 생활비를 절약하며 최대한 많은 돈을 저축한 뒤 젊은 나이에 퇴직하는 FIRE족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 불황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퇴직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퇴직의 일환으로 이직을 고려하는 청년층도 늘어나고 있다.

기업들도 청년층의 빠르고 잦은 이탈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와 함께 입사한 신입사원들은 사내 문화나 목표, 업무를 익힐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있다. 애사심이나 소속감이 생기기 어려운 신입들이 그만큼 쉽게 빠져나간다는 설명이다.

2030세대의 이직 이유 ‘업무과다와 야근’

지난 2021년 12월 10일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20대와 30대 남녀 직장인 343명을 대상으로 ‘첫 이직 경험’에 대해 조사한 결과, 75.5%가 이직을 해 본 것으로 드러났으며, 특히 첫 이직 시기를 ‘1년 미만’으로 선택한 이들이 37.5%로 가장 많았다. 이직을 결심하게 된 이유로는 ‘업무 과다·야근으로 개인생활을 누리기 어려워졌다’는 응답률 38.6%로 가장 높았고, 낮은 연봉에 대한 불만(37.1%), 회사의 비전 및 미래에 대한 불안(27.8%), 상사·동료와의 불화(17.8%) 등도 중요한 이유로 꼽혔다.

이처럼 입사 초기에 이뤄지는 이직 현상은 ‘평생직장’의 대명사인 일본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7월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2021년 약 15만 명의 일본 청년들이 첫 직장 입사 3년 안에 퇴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7년 대졸자 중 32.8%가 첫 입사 3년 안에 퇴사를 결정했으며, 이는 지난 10년 간 가장 높은 수치다.

‘이직’ 키워드에 대한 긍부정 비중 차트 (출처 = (주)파비 DB)
‘이직’에 관련된 긍정, 중립, 부정 키워드 순위/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이직’ 키워드와 관련된 긍부정 키워드 비중 차트를 살펴보면 긍정이 54.789%로 부정 45.211%를 상회하고 있다. 이직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이직’ 키워드와 관련된 긍정 키워드 순위를 보면, ‘도전(85)’, ‘발전(84)’, ‘건강(82)’이 상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된다. 반대 키워드 순위에서는 ‘노예(78)’, ‘취약(72)’, ‘분노(71)’가 상위 순위에 올랐다. 즉 기존 기업의 근무환경이 취약한 탓에 노예와 같은 노동을 강요받고 있으며, 거기에 대해 분노를 느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직’에 관련된 긍부정 키워드 언급량 추이/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채널카테고리별 ‘이직’에 관련된 긍부정 키워드 비중 그래프/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한편 올해 2분기에 비해 3분기의 이직과 관련된 키워드 언급량 자체는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는 이적 시장의 개폐 시기, 경기 상황 등이 반영된 일시적인 상황일 뿐 직장인들의 이직 열망이 없어진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언급량이 하향하는 와중에도 ‘이직’에 대한 긍정 여론은 부정 여론을 항상 상회하고 있다. 채널 카테고리별 긍부정 비중 그래프를 보면, 블로그나 카페와 같은 대중 매체에서 이직에 대한 언급량이 가장 많았고, 그중에서도 긍정 여론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블로그의 경우 긍정 여론이 105(62.5%)로, 부정 여론 64(37.50%)의 약 2배에 달했으며, 카페 역시 긍정 여론이 1,202(60.31%)로, 부정 여론 791(39.69%)의 약 1.5배를 웃돌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직’과 관련된 키워드 순위/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시대 상황에 맞게 기업도 변화해야

그렇다면 이직을 꿈꾸는 직장인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뭘까. ‘이직’과 관련된 키워드 랭킹 순위를 샆펴보면 대기업(116), 수준(115), 경력(112), 업무(111), 연봉(110) 등이 상위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이직을 원하는 직장인 대다수가 회사의 수준, 업무의 강도, 연봉 등을 신경 쓴다는 것이다. 연봉이 제일 마지막 조건으로 배치되어 있는 것 또한 청년층의 사고방식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MZ세대들이 연봉보다는 업무의 강도, 근무 환경 등 ‘워라밸’을 중점에 둔 사고가 뿌리 깊게 박혀있는 것이다.

퀄트릭스가 유연 근무에 대한 한국 직원들의 의견을 조사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근무 방식 유연화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되면서 기업의 근무 형태도 하나의 비즈니스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유연근무 제도와 주 4일 근무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유연 근무제의 개념에 대해서 △원하는 시간대 선택 근무(64%) △원하는 요일 선택 근무(13%) △장소 상관없는 자유로운 근무 환경(11%) △근무 시간 대신 성과로 평가(7%)하는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런데 대기업(116), 공기업(95)은 이직 관련 키워드 순위권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은 왜 순위권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일까. 유연근로제는 중·소기업 등 사업체 규모가 작을수록 활용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1년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한 사업체는 △5~9인 6.8% △10~29인 12.7% △30~99인 18.3% △100~299인 33.9% △300인 이상 44.8%로 집계됐다.

해외 사례와 비교했을 때 그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국내 사업체에서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한 비율은 10.7%에 그친 반면 미국의 경우 생산직 31.3%, 관리직 73.9%로 조사됐으며 일본도 48.9%에 달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노동 방식은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러한 시대 상황에 맞춰 기업도 변화해야 한다. 근무 시간과 생산성이 비례한다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에서 깨어나야만 한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근무 방식은 최대한 유연하게 운영하되 직원 평가를 정밀하게 함으로써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근로 시간이 아니라 퀄리티다. 일부 기업에서는 유연근무제 도입이 당장은 어려울 수 있겠으나, 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의 기회가 되도록 전체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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