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몰려드는 스타트업, 사무실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

강남 오피스 거리 (출처 = 아주경제)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분야를 중심으로 신생 스타트업들이 급성장하면서 서울 강남권 오피스 입주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있다. 심지어, 건물주가 기업이 제출한 임차의향서를 기반으로 매출구조와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고려하는 사태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 스타트업 기업은 1달 내내 강남 내에 이전할 오피스를 찾고 있었고, 몇 번인가 담화를 나누는데 까지는 성공했지만, 건물주 쪽에서 확답을 보류하면서 도중에 거절하거나 까다로운 조건을 내거는 경우가 많아, 사무실을 결국 명동으로 정했다고 한다. 기업 쪽에서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고, 잠시 눈을 떼고 다른 곳을 보고 오면, 점 찍어둔 곳이 없어지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강남에서 오피스 구하기가 과열 양상을 띄는 것을 보면 강남에 있는 오피스들의 임대료가 하늘을 뚫고 올라갈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강남 일대에서 오피스 수요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방금 언급한 기업처럼 임대인이 까다로운 조건을 대거나, 확답을 보류하고 도중에 파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강남권 대형 오피스 시장이 ‘임대인 우위 시장’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수백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연면적 약 1만평짜리 A급 오피스 빌딩은 의향서 제출을 넘어 면접까지 보고 임차 기업을 고르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또한 GDB 대형오피스에 입주하려면 일반 시세보다 높은 임대료를 임차기업이 제시하는 것은 이미 필수 조건이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임대료를 높이 제시하는 것만으로 입주가 무조건 가능한 것도 아니다. 면접을 보는 것과 같은 흐름으로, 미래비전 등 프레젠테이션을 요구하는 임대인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GBD권의 극심한 오피스 입주 경쟁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시장에서 급성장한 스탄트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스타트업들이 비싼 비용에도 불구하고 GBD를 선호하는 것은 구인난 때문이다. 스타트업이 성장을 거듭하면서 한정된 우수인력 확보 경쟁에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강남과 같은 핵심지에 신사옥을 마련하는게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구인을 하는데 있어서 외견은 생각보다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쉽게 설명하면, 외견이 화려하거나 그럴싸해보이지 않으면 그 회사에 입사하고 싶어지는 입사 의욕이 떨어지는 것은 심리학적으로 봤을 때 자명한 일이다.

공실률 0%대로 떨어진 강남 오피스

상업용 부동산 및 사무실 이전 전문 부동산 ERA Korea가 2022년 5월호로 출간한 ERA Realty Times를 보면, 올해 1분기 강남 지역 오피스 공실률은 0.4%를 기록하며 2012년 이후 처음으로 0%대로 내려갔다. 서울 내 주요 권역인 여의도, 광화문 모두 10% 미만의 공실률을 기록했지만, 강남의 공실률이 유독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강남 오피스 시장에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면서, 인재를 포섭하기 위해 강남 입성을 노리는 스타트업 사이에서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강남권 오피스 공급 부족은 풍선효과로도 이어지고 있어서, 강남의 오피스 활황이 성수 등 주변으로 번지는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구 테헤란로 포스코타워 내 전용면적 1300m2(400평) 규모의 오피스가 나오자, 20개가 넘는 임차의향서가 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 끝에 직장인 커리어 플랫폼 ‘리멤버’를 운영하는 드라마앤컴퍼니가 최종 선택을 받았다.

“양재, 남부터미널역까지 매물 없어”… 기업들, 하나둘 강북行

강남에서 시작된 ‘임차권 전쟁’은 인근 언주로를 비롯해 양재, 남부터미널역 근처까지도 번지고 있다. 강남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방향으로 오피스 수요가 뻗어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도 오피스 공급 부족 현상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임차를 희망하는 여러 기업들이 고민의 늪에서 빠져나오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추세는 공실률을 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4분기 기준으로 강남 일대의 공실률이 급격히 감소한 가운데, 1~2분기 20%를 넘었던 남부터미널 일대의 공실률은 3분기 7.3%, 4분기 8.7% 등으로 크게 줄었다. 작년 2~3분기 기준 강남(7.5%→7.1%)과 논현역(2.2%→0.5%) 등과 비교해봐도 큰 감소폭이다.

이러한 사태를 계기로 최근 강남과 판교 등지에 있던 기업 중 상당수가 광화문, 을지로, 성수 등 강북 오피스로 본사를 이전하거나 이전을 계획중이다. 강남이나 판교를 벗어나는 것을 극도로 꺼렸던 게임 등 IT(정보기술) 업체와 명품 회사도 이동을 차례 차례 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기간에도 기업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강남, 판교는 빈 사무실이 없고 임대료도 치솟은 탓이다. 강남 오피스 구하기에 지친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넓은 공간을 찾아 강북으로 이동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수순처럼 보인다.

기업들이 강남과 판교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치솟는 임대료 때문이다. 강남보다 넓은 부지를 확보할 수 있고, 직접 부지를 매입해 부동산 가치 상승을 노릴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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