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이익 6조원 넘어선 삼성, 12단 HBM3E 양산으로 시장 주도권 되찾나

5분기 만에 흑자전환 성공한 삼성, 12단 HBM3E 제품 양산도 가시화
삼성 HBM3E 기술력, SK하이닉스도 넘어섰다? "시장 주도권 되찾을 수도"
후공정 장비 기업들도 삼성 따라잡기, 2분기 매출액이 분기점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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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 및 프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4 호조 등에 힘입어 2022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올 2분기 12단 HBM3E 제품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언급한 점이다. 그간 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에 선두를 내줬던 삼성전자가 12단 HBM3E를 통해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931% 증가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6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31.8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71조9,1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2%, 순이익은 6조7,5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8.99%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IT 시장이 회복되는 가운데 메모리 사업이 고부가 제품 수요 대응을 이루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4 판매 호조로 모바일 사업에서 이익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실적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매출 23조1,400억원, 영업이익 1조9,100억원을 기록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충당금 환입 규모 확대로 수익성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메모리 부문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고부가 제품인 더블데이트레이트(DDR)5와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강세가 이어지면서 흑자를 견인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서버SSD, 차세대 메모리인 유니버설플래시스토리지(UFS) 4.0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에 대응하며 질적 성장을 실현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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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단 HBM3E 양산 계획 발표, “올 2분기 시작”

이런 가운데 시장이 주목하는 건 삼성전자의 12단 HBM3E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2분기 전망을 밝히면서 “메모리 부분에서 AI향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증가 기대 아래 컨벤셔널 서버와 스토리지 수요 개선이 기대된다”며 “생성형 AI 수요 대응을 위해 8단 HBM3E 양산을 이달 시작했고, 12단 제품도 2분기 내 양산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 등에 밀려 HBM 분야에선 다소 약세로 평가받은 삼성전자가 12단 HBM3E 제품을 통해 경쟁 구도 재설정을 노리겠단 계획을 전면에 드러낸 셈이다. 삼성전자의 12단 HBM3E 제품은 이르면 올해 9월께부터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될 전망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해 데이터 처리 성능을 크게 끌어올린 메모리다. 현재 상용화된 건 4세대 제품인 HBM3인데, 해당 분야에서 삼성전자는 줄곧 SK하이닉스를 뛰어넘지 못했다. 실제 삼성전자의 HBM3은 오랫동안 엔비디아의 신뢰도 시험(퀄리파잉 테스트)을 통과하지 못했으나, SK하이닉스는 발 빠르게 통과해 엔비디아에 90% 이상의 물량을 공급하는 경쟁력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기술력 측면에서 뒤처지기 시작했다는 언급이 시장에서 쏟아진 이유다.

다만 HBM3E 상용화가 본격화하면 삼성전자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12단 HBM3E 개발과 양산에선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 대비 한 단계 앞서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19일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고객사에 제품 공급을 시작한다고 밝혔으나, 아직 12단 HBM3E 개발과 관련한 진척 상황은 밝힌 바가 없다. SK하이닉스가 지난 2월 엔비디아에 공급했다 전한 12단 HBM3E도 극 초창기 버전의 샘플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제품 개발에 성공했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삼성전자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입장인 셈이다.

분기점 맞은 삼성전자, 후공정 장비 기업들도 ‘경쟁의 바람’

이런 이유로 이번 2분기는 삼성전자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상술했듯 12단 HBM3E 제품이 2분기부터 양산 예정인 데다, 현재 초기 양산에 들어간 8단 제품 매출도 이르면 2분기 말부터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HBM3E 8단 제품은 초기 양산을 개시해 빠르면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라며 “HBM3E 12단 제품도 2분기 중 양산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반기 HBM3E로 급격한 전환을 통해 고용량 HBM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연말 기준 전체 판매 수량에서 HBM3E의 비중은 3분의 2 이상을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힘줘 말했다. 올해 HBM 공급량이 전년 대비 비트 기준 3배 이상 늘 것이라 언급하기도 했다. 자사의 가시적 성과를 예측하면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국내 반도체 후공정 장비 기업들도 기술 확보 경쟁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선두 기업이 전환되는 격동의 시기 제품 신뢰성 및 수율을 제고하면 더 큰 수혜를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유니테스트는 최근 HBM용 웨이퍼 테스터 개발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웨이퍼 테스터는 전공정을 거친 웨이퍼 원판의 성능, 신뢰성 등을 검증하기 위한 후공정 장비로, 유니테스트는 기존 개발이나 성능 검증을 진행해 온 D램용 웨이퍼 테스터를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으로 HBM용 웨이퍼 테스터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디아이도 올해부터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HBM3E용 웨이퍼 테스터 개발을 추진하기 시작했으며, 테크윙 역시 HBM의 프로브 테스트를 위한 테스트 핸들러 장비를 개발해 복수의 반도체 기업과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이 기술 패권 경쟁이 반도체 업권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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