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개선’ 집중한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에 이어 컬리, 에이블리까지 흑자 전환

11번가, 지난해 수익성 중심의 경쟁력 강화 위해 체질 개선 선언
신선밥상 등 특화 전문관, 9900원샵 등 다양한 신규서비스 출시
고객 맞춤형 추전 서비스, 물류 효율화 등에도 AI 기술 적극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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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계열 이커머스 업체 11번가가 수익성 개선과 비용 효율화에 주력하면서 올해 3월 오픈마켓 부문에서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2025년 전체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목표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전환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AI 알고리즘을 활용하면서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번가 외에도 에이블리, 컬리 등 이커머스 플랫폼들도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면서 하나둘씩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있다.

11번가 오픈마켓 사업 부문, 3월 영업익 흑자 달성

8일 11번가는 지난달 오픈마켓 사업의 월간 EBITDA(상각전영업이익)가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도 오픈마켓의 영업이익이 흑자를 달성했다. 최근 12개월간 11번가 오픈마켓 사업의 EBITDA를 살펴보면 2023년 5~7월, 2023년 12월~2024년 1월, 2023년 3월 총 6번의 월간 흑자를 기록했다. 안정은 11번가 대표는 “회사는 “지난해부터 진행해 온 수익성 개선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연간 흑자 목표를 위한 궤도에 올랐다”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좋은 흐름이 올해도 계속되면서 일회성 수익개선이 그치지 않고 건강한 성장의 흐름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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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9,900원샵/사진=11번가

11번가는 지난해부터 오픈마켓 사업에서 수익성 중심으로의 체질 개선을 선언하고 경쟁력을 키우는 데 몰두해 왔다. 이를 위해 지난해 2월 식품, 명품, 리퍼, 키즈 등과 관련한 버티컬 서비스와 특화 전문관을 선보이는 등 고객을 사로잡을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출시했다. 특히 신선식품 버티컬 ‘신선밥상’은 지난달 상품수와 거래액이 오픈 초기 대비 각각 2.2배, 2.3배 증가했다. 가성비 아이템 특화 전문관 ‘9900원샵’도 상품수와 거래액이 오픈 초기와 비교해 각각 약 5.8배, 6.7배 성장하는 등 상품 셀렉션이 확대되면서 거래액이 상승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마케팅 전략을 고객의 방문과 체류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수정해 효율성도 극대화했다. 일회성 이벤트를 줄이는 대신 고객이 꾸준히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도입해 비용을 효율화하는 식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한 게임 이벤트 ’11클로버’는 5개월의 운영기간 동안 총 1억2,800만 회의 누적 접속횟수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11번가 모바일 앱의 1인당 월 평균 이용시간(분)도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증가했다. 11번가는 닐슨코리안클릭, 모바일인덱스 등 주요 지표에서도 국내 쇼핑 앱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AI 등 최신 기술에 투자해 판매자와 고객의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수익성을 강화했다. 지난해 5월부터 가격 자동화 솔루션 ‘DP(다이내믹 프라이싱)’ 프로그램을 도입해 검색과 추천 서비스는 물론 고객 상담에도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AI셀링코치’는 11번가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사이트 리포트를 상품화해 판매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수익성을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안 대표는 “신규 서비스 출시, 마케팅 전략의 전환, 신기술의 활용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며 “효율화를 통해 절감한 비용을 다시 전략적 투자로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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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 비용 통제로 손실 줄여, 내년 흑자 전환 목표

11번가의 이같은 전사적인 노력은 재무적인 성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번가의 영업손실은 1,258억원으로 전년 1,515억원 대비 257억원 감소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8,655억원으로 2년 연속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영업손실 348억원을 기록하면서 영업손실률을 13.2%로 낮췄다. 이는 2021년 2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11번가는 지난해 실적 개선에 대해 “오는 2025년 흑자 전환을 위해 효율적 비용 통제를 바탕으로 손실 규모를 줄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11번가는 올해도 오픈마켓에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회사의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흑자 기조 굳히기에 나선다. 올해 초 출시한 ‘간편밥상’, ‘#오오티디’에 이어 새로운 버티컬 서비스와 전문관을 추가로 선보이고, 지난달 선보인 ‘슈팅셀러’에 이은 신규 서비스도 적극 추진한다. 또 AI 등 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판매자와 소비자의 이용 편의를 제고하고 새로운 고객 경험을 강화함으로써 트래픽과 거래액 확대에 주력해 힘쓴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영 효율화 노력을 병행해 오픈마켓 사업의 연간 흑자 전환을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경영 효율화를 위해 희망퇴직, 내부 인력 전환 배치 등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도 추진한다. 앞서 11번가는 지난해 12월 1차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데 이어 지난달 2차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2차 신청에서는 대상자 범위를 전 사원으로 확장했다. 이와 함께 외주 비용을 줄이기 위해 그간 용역업체를 통해 처리해 오던 물류센터 관련 업무를 자체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내부 인력을 전환 배치했다. 전환 배치 통보를 받은 인원은 50여 명 정도로 알려졌으며 이에 대해 11번가는 ‘비용 절감과 인력 효율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2025년 전체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특히 지난 2022년 쿠팡을 견제하기 위해 시작한 ‘슈팅배송’ 서비스가 11번가 전체 수익 개선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슈팅 배송 서비스는 상품을 직매입해 익일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11번가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고도 슈팅배송을 위한 물류 인프라 구축 등으로 인해 1,2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물류창고 임대료 등 서비스 유지비용에 더해 재고비용도 골칫거리다. 직매입 사업의 구조상 판매되지 않은 상품은 재고로 쌓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소비기한 있는 제품의 제고는 제때 팔리지 않을 경우 손실비용으로 잡힌다. 11번가는 이러한 제한점을 극복하기 위해 소비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30% 저렴하게 판매하는 ‘임박마켓’ 서비스를 출시했다. 아울러 오픈마켓 판매자들의 제품을 보관, 관리, 배송해 주는 풀필먼트 사업을 시작하는 등 사업을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단 시간 내에 실적 개선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다. 11번가 관계자는 “슈팅배송은 장기적인 투자 차원”이라며 “당분간은 오픈마켓 사업 흑자를 기반으로 직매입 사업에 대한 적자를 메우는 기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컬리 등 만년 적자 이커머스 플랫폼들도 흑자 전환

한편 최근 11번가뿐만 아니라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이커머스 플랫폼들도 수익성 개선에 매진하면서 하나둘씩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있다. 기술 혁신을 통한 비용 절감과 마케팅 효율화 등이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는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창사 이후 5년 만의 성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개선됐다. 에이블리는 이미 지난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매출과 거래액이 각각 40%가량 성장했다.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잡은 셈이다.

일반적으로 적자를 줄이기 위해 마케팅을 축소하면 수익성은 개선되지만 매출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에이블리는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끌어올리는 ‘성장형 흑자’에 성공했다. 에이블리는 “취향 데이터 기반의 AI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을 정확하게 연결해 주고 있다”며 “이를 통해 판매자 매출이 증가하고 다시 고객 유입이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안착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고객들의 앱 사용도 확대됐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2023년 11월 기준 에이블리 앱의 1인당 사용시간은 59분, 월간 총 실행 횟수는 4억600만 회로 두 지표 모두에서 전문몰 전체 1위에 올랐다.

‘컬리’도 창립 이후 9년 만에 EBITDA 기준 월간 흑자를 기록했다. 컬리 역시 수익성 개선의 주된 이유로 기술 혁신을 꼽았다. 컬리 관계자는 “직접물류비 개선이 흑자 전환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며 “배송집적도를 높여 효율을 극대화함으로서 배송비를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배송집적도’란 상품을 배송할 지역에 얼마나 많은 고객들이 있는지 보여주는 물류의 동선 시뮬레이션에 중요한 지표가 된다. 컬리는 배송직접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 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효율을 높여 배송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자 창사 이후 첫 월간 흑자를 내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앞서 송파물류센터 철수, 창원·평택물류센터 신규 오픈 등으로 많은 비용이 투입되면서 실적 개선이 다소 지연됐지만 물류인프라 확충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지난해 12월 첫 흑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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