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 잡아라” 시장 밸류업 나선 정부, 코스닥까지 ‘정조준’

밸류업 프로그램 '윤곽', "코스닥까지 한 번에 잡는다"
엇갈리는 시장 반응, 저PBR 중심으로 투자금 '집중'
"장기 도전 필요한 밸류업, 핵심은 지배구조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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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스닥 상장사에 밸류업 프로그램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코스피 기업 중심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행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고PBR(주당순자산가치)주 위주로 개미투자자가 많은 코스닥 기업의 가치를 함께 높여 한국 증시 저평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벽히 깨부수겠단 구상이다. 특히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마중물로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증시를 통한 국민의 자산 형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정부도 이에 발맞춰 밸류업 프로그램의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밸류업 범위 확대, 코스닥 시장까지 지원한다

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코스닥 내 모든 상장사(총 1,707개사)를 대상으로 한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독려하고 지원함으로써 상장사 스스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공표해 이를 이행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 내부에선 밸류업 프로그램을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50개사에 한정적으로 적용하자는 의견도 나왔으나, 정부는 이를 코스닥 전체로 확대하는 방향을 우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코스피 상장사에 더해 코스닥 시장까지 밸류업 범위를 대폭 넓히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코스닥 모든 기업에 다 적용하자는 분위기”라며 “드라이브를 굉장히 강하게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인센티브로 세금 감면,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제공해 주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인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세수 감소를 고려해 일률적인 세제 혜택을 적용하기보다는 일정 기준을 마련해 차등적인 세제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이행하지 못했을 경우 페널티를 주는 등의 방안은 검토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강도 높은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데엔 윤 대통령의 의지가 컸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를 주제로 열린 민생 토론회에서 “주식시장 발전을 저해하는 과도한 세제를 개혁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며 “소액주주는 회사의 주식이 제대로 평가를 받아서 주가가 올라가야 자산을 형성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개인투자자가 대다수인 코스닥 시장에서도 기업가치를 높여 국민의 자산 형성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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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시장 기대 확산했지만, “아직 한계 명확해”

정부가 강조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은 통칭 ‘코리아 디스카운트’라 불리는 국내 주식 특유의 저평가 현상의 타파다. 이에 대해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미흡한 주주환원과 취약한 지배구조를 개선해 우리 증시의 매력도를 높이는 게 주요 목적”이라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업 스스로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은 이르면 이달 중순께 공개될 예정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당초의 예상을 깨고 코스닥 상장사에까지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의 기대가 확산했으나,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기술주 중심이라 기업의 보유 자산이 적은 상황에서 얼마나 현실성 있는 밸류업 평가 기준이 마련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시장 반응도 자동차·은행 등 저PBR 기업이 대거 몰려 있는 코스피를 중심으로 투자금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50조3,445억원으로 2년 7개월 만에 50조원을 넘어섰고, 기아의 주가 또한 52주 시고가이자 역대 최고가인 12만1,300원까지 치솟았다. 코스닥 시장 일평균 거래 대금의 경우 올 1월만 해도 코스피 시장보다 많았으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사정은 딴판이 됐다. 자동차주·금융주 등에 투자가 집중된 효과가 곧바로 나타난 셈이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잘만 흘러가면 코스피 시장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을 막고 외국인 및 기관 투자가들의 코스닥 투자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밸류업 프로그램을 긍정 평가하면서도 “다만 코스닥 기업들이 정부의 강력한 정책 추진 의지에 화답할 여력이 될지는 좀 지켜봐야 한다”라며 구체적인 전망은 유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밸류업 프로그램, 단기 인센티브로 끝나선 안 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정부가 생각하는 것만큼의 효용을 내기 위해선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이어진다. 지배구조 개선, 사모펀드 활성화, 금융시장 정상화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제반 조건 자체가 복잡하게 연결된 거미줄 구조를 이루고 있는 만큼 단기간 성과를 위해 순간 인센티브만 쥐여주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남우 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금융당국 차원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최소 3년 이상 장기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상장사와 그렇지 않은 상장사의 리스트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등 프로그램의 연속성 강화를 위한 기틀을 잡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원산인 일본이 성공적인 개혁을 이룰 수 있었던 주요 원동력은 ‘지배구조 개선’임을 거듭 피력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일본 기업의 어마어마한 변화는 야마지 히로미 도쿄증권거래소 CEO가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강하게 요구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이루지 못한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타파는 요원하단 것이다. 이어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추가적으로 기재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별도의 독립된 보고서를 통해 지배구조 개선에 보다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개별 상장사 기업설명(IR) 홈페이지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업로드하도록 함으로써 가시적인 리스트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프로그램의 시행 주체가 경영진이 아님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회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주체는 이사회”라며 “상장사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뒤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공시하며 주주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이뤄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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