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반발에 앱 ‘삭제 조치’까지? 구글·애플서 이어지는 빅테크 수수료율 논란, 독과점 이대로 괜찮나

수수료 반발에 강경 조치 나선 구글, "정책 안 따르면 삭제하겠다"
애플은 EU에 '반독점법 철퇴', 빅테크 수수료 문제 확산 양상
과도한 수수료에도 묵묵한 한국, "소극 대처가 피해 키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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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자사 앱스토어인 구글플레이의 결제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며 소송을 제기하고 수수료 지불을 미뤄온 인도 기업들의 앱을 구글플레이에서 직접 삭제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EU의 애플 반독점법 철퇴 등 앱수수료 논란이 거듭 불거지는 모양새다.

구글, 앱수수료 반발한 인도 앱 삭제 조치

2일(현지 시각)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전날 블로그에 성명을 내고 수수료를 내지 않은 10개 인도 기업의 앱을 구글플레이에서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인도 반독점 당국인 인도경쟁위원회(CCI)는 지난 2022년 10월 구글이 15~30%의 고율 수수료를 부과하는 인앱결제 사용을 개발자들에게 강요하지 못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구글이 지난 2021년 1월 구글플레이를 통해 다운받은 앱의 인앱결제에는 오직 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하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이에 구글은 지난해 4월 인도에 ‘이용자 선택 결제’를 전격 도입하고 나섰다. 개발자가 제공한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인앱결제보다 4%p 더 저렴한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이후 일부 인도 스타트업 기업들이 이용자 선택 결제를 통해 부과되는 11~26%의 수수료도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달 9일 구글이 대법원 판결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개발자가 제공한 결제 시스템에도 수수료를 계속 부과할 수 있게 됐다. 구글이 수수료 지불을 거부한 앱을 대놓고 삭제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구글의 앱수수료 논란이 거듭 이어지면서 소비자들 또한 염증을 느끼는 모양새다. 구글 외 애플 등 여타 빅테크 기업들마저 앱수수료로 논란의 중심에 서다 보니 점차 피로가 쌓인 탓이다. 애플이 EU로부터 반독점법 철퇴를 맞은 점도 여론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앞서 지난 4일 EU 집행위원회는 스포티파이가 애플을 대상으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애플에 18억 유로(약 2조7,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동안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 등 자사 기기에서 사용하는 앱은 모두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게 하고 이 과정에서 통행세 명목으로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징수했는데, 이는 시장에서의 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결과라는 게 EU의 판단이다.

업계 반발에도 미지근한 반응, “정책 집행했을 뿐”

다만 구글과 애플의 입장은 여전하다. 애플은 “플랫폼 서비스 주도권을 쥐지 못한 유럽 당국이 스포티파이에 혜택을 주기 위해 애플을 배척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EU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 또한 인도 앱에 대한 강경 조치는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뿐이란 반응이다. 구글은 “10개 기업이 구글플레이를 통해 막대한 가치를 얻어가면서도 법원의 임시보호 조치를 활용해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했다”며 “이들에겐 대법원 판결 이후 3주의 시간을 포함해 3년의 시간이 있었다. 이제는 우리 정책이 생태계 전반에 걸쳐 균일하게 적용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책의 집행에는, 필요할 경우 정책을 따르지 않는 앱을 구글플레이에서 삭제하는 방안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업계의 반발은 점차 거세지고 있다. 특히 구글의 ‘앱 삭제’ 강수에 반감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앱 자체에 문제가 없음에도 삭제 조치까지 취한 건 지나쳤다는 것이다. 이번에 삭제된 앱은 매트리머니닷컴, 나우크리닷컴 등이다. 매트리머니닷컴은 인도의 대표 결혼중개사이트로, 다소 보수적인 인도의 결혼관에 변화를 가져왔단 평가를 받는다. 매트리머니닷컴의 회원 수는 4억5,000만여 명에 달할 정도로 수요도 폭발적이다. 나우크리닷컴은 취업정보사이트로, 우리나라의 알바몬 혹은 사람인 정도의 역할을 하는 평범한 앱이다. 이에 인도 스타트업 창업자 모임인 ‘인도 디지털재단 얼라이언스'(ADIF)는 인도 독점 조사 기관인 인도경쟁위원회(CCI)에 서한을 보내 구글의 이번 조치는 명백히 반경쟁적인 것이라며 CCI가 구글에 앱 복원 명령을 내릴 것을 요구하는 등 직접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앱스토어의 과도한 수수료 문제는 비단 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엔 인도 앱 시장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모양새가 됐지만, 앞으로는 국내 기업의 피해도 점차 가시화할 전망이다.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높은 수수료율을 강제하고 있음에도 특유의 소극적 대처만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글은 인앱결제와 관련해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하는 업체에는 합의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그러나 국내에선 소송을 제기하는 기업이 없다는 이유로 합의금 제안을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기업들은 적극 대처를 통해 자구책 마련에 들어갔지만, 국내 기업은 누적 피해만 심화하고 있단 의미다.

그나마 지난해 10월 방송통신위원회가 구글에 475억원, 애플에 205억원 등 최대 680억원의 과징금 부과안을 전달하긴 했으나, 구글과 애플이 적극 반발하면서 과징금은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토종 앱스토어인 원스토어가 기본 수수료를 10% 선까지 낮춘 데 반해 독과점 체제 아래 건재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여전히 15~30%대의 수수료율을 유지하고 있다. 과도한 수수료로 인해 업계의 진통이 점차 심화하고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권리 주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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