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인터넷은행 출범 위한 자본금 확보 경쟁 본격화, 연내 출범 가능성은 ‘안개 속’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 출사표 잇따라
안정적 자금 조달 위한 발걸음 가빠져
건전성 논란에 인가 기준 강화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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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에 이은 네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업체 간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재무 건전성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예측되면서 최대한의 자본을 확보하려는 물밑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은행업 노하우를 갖춘 시중은행과 손을 맞잡으려는 움직임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시중은행이 놓친 ‘틈새시장’으로 소상공인 공략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제4 인터넷은행에 설립에 나선 곳은 현대해상과 핀테크연합으로 구성된 유뱅크컨소시엄, 한국신용데이터(KCD뱅크), 소상공인 단체 연합(소소뱅크) 등 3곳이다. 이들 3곳 모두 은행업 진출 청사진으로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을 제시했다. 시중은행과 기존 인터넷은행들이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을 적극 공략해 사회적 편익을 도모하겠다는 복안이다.

가장 먼저 컨소시엄 설립을 알리며 사업에 속도를 낸 유뱅크에는 제도권 보험사 현대해상을 비롯해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렌딧, 트래블월렛 등 개인사업자 또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핀테크 업체들이 대거 합류했다. 종합소득세 납부자를 대상으로 세금 환급 대행 서비스를 운영하는 삼쩜삼, 중금리 P2P 대출을 제공 중인 렌딧 등이 대표적 예다. 이들 업체는 그간 사업을 전개하며 축적한 소상공인 관련 데이터를 인터넷은행 설립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신용평가 모형 개발은 빅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자체 신용평가 모형을 구축한 렌딧이 담당한다. 유뱅크는 시니어와 소상공인·중소기업, 외국인 세 분야의 표용 금융을 선언했다. 참여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금융 소외 계층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초개인화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KCD 역시 매출 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하며 쌓은 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국내 약 130만 사업장을 고객으로 둔 캐시노트는 경영관리를 비롯해 신용정보, 정보제공, 결제 등 서비스와 디지털 인프라를 200만 명에 달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신용평가 부문에서는 카카오뱅크, SGI서울보증, KB국민은행 등과 함께 개인사업자신용평가사 한국평가정보(KCS)를 운영 중이다.

KCD는 사업장별 객단가, 시간별 매출 분포 등 다양한 영업 데이터를 실시간 파악해 이를 은행업 운영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나아가 일정 규모 이상의 금융기관과 협력을 확대해 자사의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울이는 것은 물론 재무 안정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KCD는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안정적으로 신용공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019년 한 차례 인터넷은행 출범에 고배를 마신 소소뱅크도 재도전에 나선다. 소상공인 연합회 주축으로 전개되는 도전인 만큼 소소뱅크 역시 소상공인 특화은행을 전면에 내세웠다. 700만 개에 달하는 전국 소상공인 업체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지역과 계절, 직능별 전용 신용평가 모형을 개발할 방침이다. 또 매년 70조원(약 525억 달러)에 달하는 소상공인 지원 정책 자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 중이다.

적극적 시장 개방→가이드라인 검토, 금융 당국 신중 행보

이처럼 여러 업체가 인터넷은행 출범을 위해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지만,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의 심사 통과 및 출범까지의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당초 제4 인터넷은행을 비롯한 신규 은행업 진출 신청을 상시 개방하겠다고 선언했던 금융당국이 돌연 가이드라인을 검토하기 시작하면서다.

업계 관계자들은 새 인터넷은행 출범 여부가 안정적인 자본 공급처 확보에 직결돼 있다고 입을 모았다. 출범 후 최소 3년에서 5년간은 수익 창출이 제한적인 만큼 이 기간 사업 운영에 투입되는 자금을 꾸준히 조달할 수 없다면, 안정적인 은행 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인터넷은행 인가를 받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는 모두 인가 신청 당시 2,500억원(약 1억8,800만 달러) 이상의 자본금을 확보했으며, 신청 시점으로부터 1년 내 1조원가량으로 그 규모를 확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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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가 시점-배점 항목 모두 ‘백지’에 가까워

기존 인터넷은행의 재무 건전성에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새롭게 시장 진출을 앞둔 업체들에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요소다. 시중 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인터넷은행으로 옮겨간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이 갈수록 치솟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약 9,000억원(약 6억7,500만 달러)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0배 넘게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연체율은 8배 넘게 증가했다.

가장 늦게 시장에 입성해 공격적인 사업을 전개해 온 토스뱅크 또한 지난해 상반기부터 줄곧 유동성 위기 논란을 앓고 있다. 지난해 3월 선이자 지급 방식 정기예금 상품을 출시하며 촉발된 토스뱅크의 유동성 위기 논란을 두고 시장에서는 “토스의 자금 확보에 소비자들마저 동원된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토스뱅크의 보유 자산이 국채와 금융채 등 채권에 집중됐다는 점도 자산 건전성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요소다. 지난해 3월 파산하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금융계를 충격에 빠트린 실리콘밸리은행(SVB) 또한 채권 중심의 자산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토스뱅크의 공정가치측정(OCI) 계정 중 4조원에 가까운 자산이 채권 형태로 있다”고 짚으며 “이 규모를 넘어선 예금 인출 시도가 발생할 경우, 토스뱅크는 만기보유 목적의 채권까지 팔아야 해 미실현 평가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4번째 인터넷은행 출범이 연내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2015년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인터넷은행 도입방안’에서 인가매뉴얼 공개부터 예비인가 신청 접수, 예비인가, 본인가 등 비교적 공식적인 타임 테이블을 제시했던 이전 사례들과는 달리 예비인가 및 본인가와 관련한 일정이 전혀 공개된 바 없어 한없이 늦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제4 인터넷은행 인가와 관련해 가이드라인 발표 여부 등은 결정된 바가 없으며, 예비인가 배점 항목에 대한 변동 여부 등은 현시점에서 언급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탄탄한 자본력과 금융 노하우를 갖춘 파트너 확보를 위한 발걸음을 서두르며 제4 인터넷은행 설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업체들의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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