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몇 번으로 대출 갈아타는 시대 온다”, 정부 주도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 오는 31일 출범

새 대출 제공하는 금융사가 기존 대출 상환, 소비자는 새롭게 대출받는 형식 ‘상생금융’ 강조해 온 정부, 서비스 출시로 은행권에 금리 인하 압박 대출금리 하락 등 긍정적 효과 기대, 반면 금융업계 양극화 리스크 상존

손쉽게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인프라’ 출범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정책은 정부가 금융소비자의 대출 이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1년여간 추진해 왔다. 대출금리 하락과 소비자의 선택권 개선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한편, 금융권 전반의 양극화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53개 금융사, 23개 대출 비교 플랫폼 참여

이달 말부터 정부 주도의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가 도입된다. 소비자는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해 각 금융사의 대출을 비교하고 대환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새 대출을 제공하는 금융사가 기존 대출금을 대신 상환하고, 소비자는 대출을 새롭게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세계 최초로 구축되는 이번 대환대출 인프라에는 약 53개 금융사와 토스·카카오 등 23개 대출 비교 플랫폼 업체가 참여한다. 대환 대상은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이며, 참여 금융사는 전체 신용대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다만 특정 금융사로의 쏠림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환 대상을 지난해 신규 취급된 신용대출 금액의 10%로 제한했다. 이와 더불어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신용대출의 경우 6개월에 한 번 대환대출이 가능하도록 제한했다.

현재 대환대출 대상은 신용대출에 한정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도 올해 연말 이동이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구축이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국민 대다수가 인프라 구축에 따른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환대출에 참여하는 금융사의 지난해 신규 취급액은 약 120조원이며, 올해 대환대출 대상은 약 12조원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재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약 800조원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서비스 추진해 온 정부, ‘대출금리’ 경쟁 효과 기대

‘상생금융’을 강조해 온 정부는 약 1년 전부터 대환대출 인프라 도입을 추진해 왔다. 특히 올 초 호실적을 기록한 은행들이 ‘역대급’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모습에 사회적 비판이 잇따르자 인프라 도입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사실 이번 인프라 도입 전에도 대출상품을 온라인 비교하는 서비스는 존재했다. 다만 기존 대환대출의 경우 소비자가 직접 영업점을 방문해 필요 서류를 확인·제출하는 등의 불편이 있었고, 주요 금융회사 간 대출이 실시간 이동 가능한 통합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 등의 문제도 적지 않았다.

최근 국내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는 현상도 인프라 출범을 서두른 배경으로 보인다. 현재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연초 대비 3%p 하락한 수준이다. 이는 향후 미국 등 주요국의 기준금리가 더 오르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추세가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 과거 6개월 또는 1년의 변동 주기로 대출을 받은 소비자의 경우 금리 하락 효과를 누리지 못한다. 그러나 정부가 주도하는 대환대출 인프라가 도입되면 이들도 기존 대출 상환 후 새 대출을 통해 손쉽게 이자 비용 절감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

규제개혁회의에 참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가운데)와 이복현 금감원장(오른쪽)/사진=금융위원회

2금융권은 바싹 긴장, 1금융권 쏠림 현상 일어나나

대환대출 인프라 도입은 고금리에서 저금리로의 대환대출을 보다 쉽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은행권 내 금리 인하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인프라 도입으로 인해 오히려 금융권 전반의 양극화가 심화할 거란 지적도 나온다. 특히 금융 업계에선 저축은행·카드사 등 2금융권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지배적이다.

국내 은행권 관계자는 “1금융권이 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지원할 경우 기존 2금융권 대출 고객의 이탈이 가속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형사 위주의 대환대출이 진행되면 이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던 중소형 업체들이 오히려 소외되는 셈”이라며 “이는 은행뿐만 아니라 핀테크 업계 내에서도 대형과 중소형 업체 간의 편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이번 인프라 도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1금융권 은행 간 대출금리 차이가 크지 않아 실제 갈아타기를 이용할 고객이 많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또 금융사가 플랫폼에 지급하는 중개수수료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담이 오롯이 소비자에 전가돼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 어려울 거란 지적도 나온다. 현재 플랫폼 업체는 소비자가 금리 조회를 할 때마다 은행에 건달 15원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고, 반대로 금융사도 플랫폼에 중개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대출 비교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회수수료, 중개수수료 등을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관리·감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인프라 도입 이후 일정 중개 건수가 충족된 이후에는 업계별로 수수료율도 구체화하도록 공시할 방침이다. 서비스 출범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재 신용대출에 한정된 대환대출이 주택담보대출까지 확대되는 연말까지 정책에 대한 보완이 수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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