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폭 확대에 현금흐름마저 악화, 투자 혹한기 속 K-유니콘 “울상”

‘컬리·토스·두나무·빗썸·쏘카’ 등 국내 주요 유니콘 실적 부진 지속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70% 이상 폭락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실적도 ‘반토막’ VC업계 “제2의 메쉬코리아 사태 발생 가능성 있어, 기업들 내실 있는 성장에 집중해야”

국내 주요 스타트업의 실적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으로 불리는 대다수 기업의 적자폭이 늘었고 영업활동 현금흐름(CFO) 또한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및 미국 지역은행 사태 등으로 벤처·스타트업 투자 시장에 찬바람이 불어닥치면서 기업들의 성장 전략에도 제동이 걸린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액 등 외형 성장은 늘었지만, 영업이익 등 실적은 “여전히 적자

새벽배송 서비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국내 대표적인 K-유니콘이다. 컬리는 지난 1월 기업공개(IPO) 계획을 철회하며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를 받아왔지만,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조372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손실은 여전하다. 지난해 2,3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1,575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말 기업가치 평가에서 4조원을 인정받았던 컬리의 밸류에이션은 최근 1조원 안팎으로 뚝 떨어졌다. 이에 따라 컬리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뷰티컬리’ 등의 신규 사업 확장 및 물류센터 확대 등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매출액은 급증한 반면, 영업이익 등 실적에선 적자폭이 크게 늘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비바리퍼블리카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52% 늘어난 약 1조1,88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영업손실은 2,47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영업손실 폭이 38%나 늘어난 셈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2,204억원을 기록했지만, 업계에선 2021년 출범 이후 큰 폭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토스뱅크’의 성장성을 고려해 올해 흑자 전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을 두고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토스 인슈어런스 등 신사업 확대 등으로 지난해 영업손실이 불가피하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 지난해 대비 적자폭 심화

지난해 대표적인 가상자산 비트코인이 고점 대비 70% 이상 폭락하며 국내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의 실적도 크게 꺾였다. 특히 기업가치 1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1·2위인 업비트(두나무)와 빗썸(빗썸코리아)의 실적이 역대 최대치로 악화됐다.

두나무의 연결기준 매출은 1조2,492억원, 영업이익은 1,63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대비 각각 66.2%, 75.2% 줄어든 수치다. 빗썸코리아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8.3%, 79.1% 떨어지며 ‘역대급’ 실적 하락을 기록했다. 가상자산 거래가 줄어들며 이들 거래소의 주요 수익원인 거래수수료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폭락의 주요 원인은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고강도 긴축에 들어서며 시중 유동성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테라-루나 폭락 사태, FTX 파산 사태’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도 급격히 얼어붙은 것 또한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두 기업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신규 사업확장에 나선 상황이다. 두나무는 하이브와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JV) 레벨스를 통해 NFT(대체불가능토큰)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빗썸코리아는 가상자산 시장의 은행 역할 수행하기 위한 가상자산 지갑 ‘부리또’ 등을 내놓으며 신규 사업의 활동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벼랑 끝에 다가선 유니콘 기업, 제2메쉬코리아사태 터질라

유니콘 기업들마저 이러한 상황에 처한 마당에 스타트업 전반의 사정은 불 보듯 뻔하다. 벤처투자 업계가 바라보는 현재 시장 상황은 대단히 위태롭다. 국내 벤처투자사(VC) 투자심사관 J씨는 “우리가 잘 아는 몇몇 유니콘은 유동성 위기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압박을 받고 있다”며 “외부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제2의 메쉬코리아’ 사태에 빠질 기업이 더러 있다”라고 지적했다.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던 메쉬코리아는 대규모 투자 유치로 예비유니콘(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 비상장사)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대규모 설비투자가 수반되는 풀필먼트와 새벽배송에 발목이 잡히면서 실적 악화와 더불어 수반된 자금난으로 현재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메쉬코리아의 몰락은 누적된 적자 속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다각화한 점이 원흉으로 꼽힌다. 현재 일부 유니콘 기업의 재무 건전성이 과거 메쉬코리아 수준과 비슷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2, 나아가 제3의 메쉬코리아 사태가 시장에 불거질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부풀려진 기업가치 등 눈앞에 보이는 숫자보단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해 무엇을 점검해야 하는지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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