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동산 시장 위축, 깡통전세 매물 걱정해야

반포동 재건축으로 이사나간 2천세대, 인근 전세가격 및 주택가격 상승의 주 원인 재건축 이후 전세 퇴거 이어지며 깡통전세 대란 나타날 가능성 높아 선제적인 대응 없으면 자칫 깡통전세 발 금융 대란 일어날수도

동작구 사당동의 대아3차아파트는 일대의 다른 아파트 단지와 달리 평지에 있는데다, 지하주차장에서 바로 집으로 들어오는 엘리베이터와 바로 앞 남성사계시장과의 접근성, 지하철 4호선 및 7호선 이수역 접근성 등의 이유로 일대에서 가장 인기있는 아파트 단지다. 전세, 월세 가릴 것 없이 매물이 나오면 1주일은 커녕 2-3일 안에 계약이 마무리되었던 곳이라는 사실이 인근 부동산들의 전언이다. 심지어 매물로 나왔는지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그런 대아3차아파트의 전세가 사상 처음으로 1개월째 세입자를 못 찾고 있다. 지난 2020년에 6억2천만원에 입주했던 전세입자가 지난 11월에 이사를 나가며 전세금을 상환해 준 이후, 5억5천만원에서 5억2천만원, 4억9천만원, 지난 9일에는 4억7천만원까지 전세금을 내렸으나, 전화 문의조차도 없다는 것이 단지 바로 앞 B모 공인중개사의 말이다.

출처=네이버 부동산>

깡통전세에 대한 두려움, 조금씩 전세입자들에게 실감되는 중

같은 아파트 단지, 같은 면적에 내부 시설이 리모델링 되지 않아 낙후되었던 층의 경우도 지난 2021년 10월에 무려 7억4천만원에 전세입자가 들어왔다. 5월 당시 계약을 담당했던 B모 공인중개사의 말에 따르면, 워낙 전세가 희귀해, 이사 일정이 6개월이나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집을 둘러보지도 않고 바로 계약금을 냈다고 한다. 취재 중 만난 당시의 전세입자는 반포주공아파트 1차 재건축으로 인근에 아파트가 아예 없어 어쩔 수 없이 무리한 가격인 줄 알면서도 전세금을 납부했다고 한다.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전세가격이 대폭락할 것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당시 깡통 전세에 대한 불안감으로 월세 계약을 원했으나, 집주인과 조건이 맞지 않아 혹시 계약이 깨질까봐 군말 없이 기존 조건대로 계약을 진행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하철 4,7호선 역세권에 물가가 저렴하기로 소문난 남성사계시장 접근성까지 갖춘 주요 거주지역인 동작구 사당2동 지역은 현재의 우성아파트, 극동아파트 등의 단지가 대규모로 조성된 1990년대 중반부터 강남3구의 교통편과 편의성을 갖췄으면서도 집 값이 저렴해 이른바 ‘가성비 구역’으로 불렸다. 이 지역에서 8년간 국회의원을 한 나경원 의원은 선거마다 홍보 문구로 ‘강남4구’라는 표현으로 동작구의 위상을 표현하기도 했다.

<출처=나경원 전 의원 블로그>

깡통전세, 재건축 이주민들에게 2023년 초반부터 본격화될 가능성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 2020년, 2021년에 반포동 일대에서 대규모로 재건축 사업이 확정나면서 2천세대 이상이 전세, 월세 등을 찾아 이동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재건축 세입자의 경우 이주대출이 10억원 가량 나왔기 때문에, 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상태에서 고액의 전세에도 불구하고 계약에 서슴없었다는 것이 당시 현장을 겪은 부동산 관계자의 평이다.

그러나 올 초부터 고속터미널 일대의 반포센트럴자이, 반포르엘2차, 방배동의 방배그랑자이 등이 재건축을 마무리하고 기존 입주민들이 돌아가게 되면서 전세 수요가 급격하게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2023년 말에 예정된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등에 기존 거주민들이 돌아가고 추가 주택이 공급되기 시작하면 전세가격 하락세를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일대에 팽배한 상태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학생 전학에 맞춰 1, 2월에는 전세입자가 나타나겠지만, 4억7천만원으로 가격이 책정되거나 혹은 더 내려갈 경우, 지난 2021년에 입주한 세입자들이 2023년 중에 퇴거할 경우에 최소 2억원에서 3억원 정도의 전세 가격 변동이 나타나 시장이 혼란스러워질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부동산 가격 폭등 원인은 재건축이었나?

B부동산 관계자는 지난 2021년까지 부동산 가격 폭등기에 정부가 각종 세금 규제를 쏟아내던 무렵, 사실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은 방배동, 반포동 일대의 이른바 부촌 거주민들이 이주대출을 10억원 이상 받고 나와 고가로 전세를 찾으면서 전세가격이 천정부지로 뛴 것이 주 원인이라는 이야기를 수차례 쏟아냈다고 전했다. 전세가격 상승이 집 값을 밀어올리면서 방배동, 반포동 일대의 집 값 상승이 주변 지역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2020년, 2021년에 생긴 부동산 거품이 2022년 말부터 2023년 하반기까지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선제적으로 부동산 거품에 대응하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포동과 방배동 재건축만으로 최소 2천세대, 인근을 포함할 경우 5천세대에 이르는 가구가 재건축으로 이사가 예정된 가운데, 1가구당 10억원씩의 이주자금대출액을 합하면 5조원이 넘는 거대한 자금이 은행으로 회수되면서 유동성이 급격하게 줄어들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경직될 경우 전세가 하락이 더 심해져 자칫 시장 관리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다. 집 주인들이 전세금을 돌려줄 때 제2금융권에 손을 벌리지 않도록 제도적인 지원이 있어야 퇴거하는 기존 전세입자도 금전적인 부담없이 새로운 거주지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자칫 이대로 가다가는 깡통전세로 집주인과 기존 세입자 모두가 고통을 겪는, 이른바 전세발 금융대란이 올 가능성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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