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 유니콘 스타트업 마저 추락세, 7조 바라보던 컬리 1조까지 내려와

국내 유니콘 -70% 이상 하락, 밀리의서재 상장 철회, 왓챠 투자 유치 실패 7조 스타트업이 1조원대까지, 스타트업 가치평가 거품 빠져 ‘진짜’ 가르기 시작 자금 마른 시장, ‘겨울잠’모드로 내실 다지기에 들어가는 스타트업도 늘어

국내 대표적인 유니콘 스타트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들의 비상장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며 이름이 널리 알려진 초대형 유니콘들마저 벼랑 끝에 몰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절반 이상 하락세 보이는 국내 유니콘 회사 주가, 상장 철회의사도↑

금융앱 토스의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는 -73.56%, 국내 최대 코인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는 -73.21%, 야놀자 -61.3%, 마켓 컬리 -75.63%를 기록했다. 금리 급등으로 자금시장이 경색되며 IB(투자은행) 업계에 돈줄이 말라 투자가 줄어든 탓이다. 국내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평가(밸류에이션) 역시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21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간 국내 스타트업이 유치한 전체 투자금이 3,816억원이다. 이는 8월 투자금인 8,628억원 대비 56% 하락한 수치이다. 10월 투자액 역시 4,514억원으로 소폭 상승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 21.7% 감소했다. 또한 이달 300억원 이상 투자 건은 2건에 불과했다. 스타트업의 월 투자금은 연초 1조2,000억원 대였지만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이다. 은행 예금금리가 5%를 넘기면서 위험을 떠안고 투자시장에 돈을 맡길 투자자가 줄어든 것이다. 유동성 위기가 투자업계를 덮쳐 ‘위험도’가 더 높은 스타트업 투자시장은 사실상 작동을 멈췄다.

최근 스타트업 업계는 최대한 몸을 사리는 분위기이다. 국내 전자책 구독 스타트업인 ‘밀리의 서재’는 IPO(기업공개)를 추진하며 상장의사를 밝혔다 철회했고 왓챠 역시 투자유치에 실패하면서 사업 규모를 축소하는 중이다. 메쉬코리아는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의 운영사로 올 초 유니콘 반열에 오를 뻔했지만, OK캐피탈에서 빌린 돈 360억원을 갚지 못해 매물로 나온 상태다. IB업계 일각에서는 1조원에 달하던 메쉬코리아의 기업가치가 1,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1년 만에 바뀐 시장 상황, 경색된 자금 탓에 투자 신중해져

올해 초 VC(벤처캐피탈)와 대기업들은 스타트업에 높은 밸류에이션을 매기며 투자 경쟁에 나선 바 있다. 투자자들은 스타트업에게 주어지는 과도한 가치평가를 보며 스타트업에 대한 ‘포모 증후군(Fearing Of Missing Out·FOMO)’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채 1년이 되지 않아 스타트업들은 벼랑 끝에 몰려 후속 투자 유치 시 이전 라운드 기업가치보다 낮게 평가받는 다운라운드도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가치를 낮게 평가받더라도 투자를 유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 분위기는 정반대가 됐으며 스타트업 투자자들은 투자 대상 회사의 하락하는 기업가치를 보며 평가손실을 감내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스타트업 밸류에이션에는 자금 유동성이 많은 이유로 미래가치가 높게 반영된 측면이 있었다”며 “하지만 금리 인상 이후 돈값이 올라 거품이 빠졌고 신중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알곡과 가라지를 나누는 필터링이 시작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7조 바라보던 컬리, 1조원 대로 내려와 일시적인 유동성 이슈로 끝날까?

작년 말 프리-IPO(상장 전 마지막 벤처투자)로 6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올해 상장에는 7조원 이상을 넘봤던 컬리의 경우 최근 거래 가격이 1조원대 초반까지 내려온 상태다. 올 8월 상장심사가 진행되던 중만 해도 2조원대 중반 정도로 몸 값이 내려왔다는 소식에 충격이라는 반응이 있었으나, 비상장주 거래 시장에서 자칫 1조원대가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유니콘의 추락’이라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반면 비상장주식을 보유한 일부 주주들이 개인적으로 유동성 곤란을 겪으며 ‘급매물’로 내놓는 경우가 있는 만큼 실제 기업 가치로 봐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벤처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 초반기 스톡옵션을 받고 떠났던 전 직원들 중 일부가 악의적으로 매각하는 사례도 있다”며 실제 기업 가치는 회사의 현금흐름과 성장성에 달린 것이지, 물량이 크지 않은 비상장주 거래에 일부 주주들의 ‘장난질’에 영향을 받을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기업공개(IPO) 업무 경력을 갖고 있는 현직 투자자 A씨는 “비상장주 시장에서 20,000원을 넘었던 주식이 상장가액을 15,000원대, 상장 직후부터 지금까지 5년 넘게 10,000원대 부근의 박스권에 머무는 경우도 있다”며 비상장주 시장의 거래가격에 지나치게 현혹될 필요가 없다는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메쉬코리아처럼 대출 상환 압박이 심한 경우가 아닌 스타트업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인원을 감축하고 사업라인을 축소하는 등의 생존모드로 전환해 향후 1~2년을 ‘겨울잠’ 모드로 들어갈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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